'미 공항 5G 위험' 논란에 세계 항공업계 운항 취소·변경
보잉777 악영향 우려…"항공기 고도계 방해받을 수도"
UAE·일본·카타르·인도·한국 등 항공사 줄줄이 대응조치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미국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 개통을 앞두고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안전 문제를 이유로 항공편 취소와 변경을 서두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항공사들은 미국 몇몇 공항 인근 송신탑에서 서비스될 5G의 무선 주파수 대역이 항공 고도계 운영 대역과 가까워 운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보도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날 미국 보스턴, 시카고 등 11개 도시로 향하는 항공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5G 서비스 개통은 특히 장거리 운항에 투입되는 보잉777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 모델과 에어버스 A380 점보제트기만 운항하고 있다.
다만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워싱턴DC 노선은 계속 운영할 방침이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미국 몇몇 공항에서 개통을 앞둔 5G 모바일 네트워크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로 항공편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항공기 제조업체 및 관련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미국 항공편 운항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동 내 경쟁업체인 카타르항공은 미국에서 돌아오는 일부 항공편이 지연될 수 있다고 보지만, 12개 미국 노선은 예정대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 항공사 2곳도 5G 관련 문제로 항공편 운항계획을 취소하거나 변경했다.
현지 양대 항공사 가운데 하나인 전일본공수(ANA)는 시카고와 LA, 뉴욕 등으로 가는 항공편 20편을 취소했다.
ANA는 성명에서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5G의 무선 주파수가 항공기 고도계 작동을 방해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보잉사도 보잉777기를 운영하는 모든 항공사에 비행을 제한하도록 발표함에 따라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 일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인도 국영 항공사 에어인디아도 자사 트위터에서 시카고, 뉴욕 등으로 가는 항공편을 취소할 예정이며, 미국 노선에 보잉777기를 제외한 다른 기종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밤새 미국으로 가는 여객기 4대를 보잉777기에서 787기로, 화물기 2대를 747-8s에서 747-400s로 교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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