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베니아도 대만에 '손짓'…"대만 대표처 설립 협상 중"

입력 2022-01-19 13:15
슬로베니아도 대만에 '손짓'…"대만 대표처 설립 협상 중"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유럽 일부 국가들이 대만과의 관계 강화로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는 가운데 슬로베니아도 대만 대표처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국제무대에서 대만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친 대만 행보'에 나서면서 중국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는 지난 17일 인도 공영방송 '프라사르 바라티'의 국제 방송 채널 '디디 인디아'(DD Indi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슬로베니아와 대만이 대표처 설립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얀사 총리는 슬로베니아가 리투아니아처럼 대만과의 관계를 격상할 계획이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사실, 우리는 상호 대표처 설립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사관급이 아닌 많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대만 주재 기구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만인이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얀사 총리는 이어 다른 국가가 대만과의 경제 무역 관계를 맺는 것을 중국이 저지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특히 '대만대표처' 설립으로 중국의 경제보복을 받고 있는 리투아니아 정부를 확고하게 지지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중국이 리투아니아 등 유럽의 다른 국가에 압박을 가해 얻을 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얀사 총리는 과거 '민주국가'인 대만을 방문하여 대만의 민주주의를 직접 느껴본 적이 있다면서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만 외교부는 전날 대만을 4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슬로베니아 총리의 발언이 매우 정확한 소견이라며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우장안(歐江安) 외교부 대변인은 앞으로 적극적으로 이념이 유사한 파트너들과 상호 교류를 진행해 실질적인 협력의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슬로베니아와의 대표처 설립과 관련한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앞서 중국 수교국인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는 지난해 11월 중순 대만대표처가 문을 열었다.

당시 리투아니아 정부의 승인 아래 대만 대표처 명칭이 외교 관례에 따른 '타이베이(Taipei)' 대신 '대만'(Taiwan)으로 표기되자 중국은 리투아니아와의 외교 관계를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급으로 격하하고, 비공식 경제 보복을 가하고 있다.



대만과의 관계 강화 움직임은 네덜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 3국으로까지 확산하는 조짐이다.

2020년 8월 체코 방문단에 이어 지난해 EU 의회 대표단과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국회의원에 이어 슬로바키아 정부의 고위 관리도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대만을 찾았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독일의 새 연립정부가 발표한 합의문에서 중국을 언급하며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와 홍콩의 인권 문제, 대만 문제, 그리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을 언급해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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