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긴장 속 '친서방' 전 대통령 자진 귀국

입력 2022-01-17 18:37
우크라 긴장 속 '친서방' 전 대통령 자진 귀국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친서방 노선의 전 우크라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진 귀국했다.

AP, 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포로셴코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폴란드 바르샤바를 출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2015∼2019년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낸 그는 반역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난달 자국을 떠나 유럽에 머물렀다.

그는 2014∼2015년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제과회사 '로셴'의 창업자로 '초콜릿 왕'으로 불리며,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재산은 동결된 상태로, 반역 혐의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게 된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볼로미르 젤렌스키 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실패와 경제난 등의 문제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정치 공세라는 주장이다.

이날 공항에는 포로셴코 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우리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억압을 중단하라'고 쓴 현수막도 보였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입국 과정에서 국경경비대가 자신의 여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은 포로셴코 전 대통령에게 소환장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그가 수령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날 중으로 그의 구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998년 국회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04년 '오렌지 혁명'에 자금을 대면서 지지 기반을 확보했고 지난 2014년 친서방 정권 교체 혁명과 맞물려 2015년 대통령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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