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이탈리아서 콩코르디아호 참사 10주년 추모
승객 두고 달아난 '겁쟁이 선장' 복역 중에도 법적 구명노력 지속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3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이탈리아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참사 10주년을 맞은 13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ANS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고 현장과 가까운 토스카나주(州) 질리오섬에서는 이날 사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추모식이 거행됐다.
이 자리에는 희생자 유족은 물론 생존자와 그 가족들도 참석했다.
생존자 가운데 한 명인 에스테르 페르코시는 로이터에 "이곳에 다시 오게 돼 무척이나 감회가 새롭다"며 "배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들의 비명, 그리고 그들의 눈에 서린 공포를 지금도 기억한다"고 돌아봤다.
당시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의 거점 역할을 한 질리오섬 당국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10년째 지속한 공식 추모 행사를 더는 갖지 않되 사고일을 '추모의 날'로 지정해 고인들의 넋을 기리기로 했다. 불의의 사고로 먼저 떠난 이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취지다.
세르조 오르텔리 시장은 "32명의 희생자를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구명보트로 질리오섬에 닿은 수백 명의 생존자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한 성당에서는 종소리와 함께 추모 미사가 거행됐다.
54개국 출신 승객 3천216명과 승무원 1천13명 등 총 4천200여 명을 태운 코스타 콩크리디아호는 2021년 1월 13일 밤 9시 45분께 토스카나주(州) 질리오섬 인근을 항해하다 암석에 부딪혀 좌초했다.
이 사고로 32명이 숨지고 157명이 부상했다. 이는 전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최악의 해상 참사로 기록됐다.
당시 승객 안전을 책임진 프란체스코 스케티노(51) 선장은 승객이 모두 배에서 빠져나가기도 전에 먼저 달아나 '겁쟁이 선장'이라는 세계적인 오명을 썼다.
과실치사 등 혐의가 인정돼 징역 16년형을 받은 그는 지금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법적인 구명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8년에는 이탈리아에서의 재판이 공정하지 못했고, 자신은 여론의 희생양일 뿐이라며 유럽인권재판소에 소를 제기했고 이르면 올해 중 관련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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