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기관, 의회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

입력 2022-01-14 01:20
영국 정보기관, 의회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

중국인 변호사가 의원들에 거액기부하며 영향력 행사

노동당 의원 사무실에 아들 취업시키기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국내 정보기관인 MI5가 13일(현지시간) 의회에 중국 스파이 경계령을 내렸다.

MI5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중국인 여성 변호사 크리스틴 리가 영국 의원들과 교류하며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경보를 발동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MI5는 그가 중국 공산당과 은밀히 조율하고, 중국과 홍콩에 있는 외국인들의 자금을 받아서 활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70만파운드(약 11억원) 이상을 기부했으며 특히 노동당 배리 가디너 의원이 상당액을 받은 것으로 지목됐다.

리의 아들은 가디너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정 관리자로 일하다가 이날 그만뒀다.

가디너 의원은 정보기관에서는 리의 활동과 기부에 관해 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이미 2017년에 리의 사무실에서 당시 노동당 예비내각 국제통상 장관인 가디너 의원에게 거액을 줬다고 보도했다.

하원의장실은 의원들에게 이메일로 MI5의 경고문을 공유하며 리와 접촉했다면 보고하라고 말했다.

정보당국이 공개적으로 이런 경고를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리는 중국 대사관 소속은 아니며, 현재로선 추방이나 기소 계획은 없다.

이언 던컨 스미스 보수당 전 대표는 이번 일에 관해 심각한 우려를 전하고 리를 추방하는 한편 정부가 하원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스미스 전 대표는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를 비판했다가 중국 정부의 제재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지난해 말에는 MI6 수장인 리처드 무어가 중국이 최대 우선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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