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철통방역에 독감도 맥못춰…英당국 "2년째 활동 저조"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올겨울 독감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방역 조치 덕분에 독감 바이러스가 2년 연속 힘을 못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보건안전청(HSA)가 이날 공개한 '전국 독감·코로나19 주간 감시 보고서'는 영국 전역에서 "독감 바이러스의 활동이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당초 영국 보건당국(NHS)은 전년도 겨울 코로나19 방역 조처의 영향으로 독감 환자가 매우 적었던 영향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탓에 올겨울 독감 환자가 대거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었다.
이와 관련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험난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으나, 예상과 달리 독감 환자 급증세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더타임스는 독감 바이러스의 활동 저조가 영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산하 세계 인플루엔자 센터의 존 매컬리 소장은 자신과 접촉한 각국 의료계 인사들도 자국에서 유사한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독감이 이렇게 맥을 추지 못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가운데서도 러시아에선 올겨울 독감 환자가 다소 증가했으며, 키르기스스탄과 중국에서도 일부 변칙적인 증가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국가들에서는 대부분 독감 발생률이 매우 낮았고, 독감이 유행한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여행제한 조처 때문에 여타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매컬리 소장은 분석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 겨울에도 독감 바이러스가 제한적인 활동을 보이는 데 그쳤지만, 독감 바이러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면서 "나는 내년 재차 독감이 돌아오는 상황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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