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비상조치 적용될 듯…신규확진 2천명 넘어(종합)
정부, 백신 3차 접종시기 '2차 접종 후 7개월'로 단축 검토
밀접접촉자 격리 14일→10일 단축 검토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현재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는 방역 비상조치가 수도 도쿄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현지 공영방송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일본 전역에서 새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3천244명으로 작년 9월 9일(1만395명) 이후 약 4개월 만에 1만명대로 늘었다.
최근 일주일(6~12일) 하루 평균 신규확진자 수는 7천635명으로 직전 일주일(969명) 대비 8배로 늘었다. 지난달 6~12일(125명)과 비교하면 한 달 새 61배로 폭증했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데에는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주일미군 기지 집단 감염, 백신 3차 접종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일미군 기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한 오키나와(沖繩)현과 야마구치(山口)현, 히로시마(廣島)현 등 3개 광역지자체에는 지난 9일부터 긴급사태에 버금가는 방역 비상조치인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이하 중점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자체에선 음식점 영업시간이 오후 8~9시까지로 제한됐다.
주일미군 기지 주변 지역 외에도 전국적으로 오미크론 감염이 확산함에 따라 비상조치 적용 지자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도쿄, 11일 음식점 8인→4인 제한 이어 비상조치 검토
전날 기준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도쿄도(東京都)가 2천198명으로 가장 많았고, 오사카부(大阪府) 1천711명, 오키나와현 1천644명 순이었다.
도쿄도는 중앙정부에 방역 비상조치 적용을 요청하기에 앞서 방역 인증 음식점이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손님 수를 8명 이하에서 4명 이하로 제한했다. 도내 약 12만 개 음식점 중 인증점은 85%(10만2천여 곳)에 달한다.
도쿄도는 이날 감염증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모니터링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경계수위를 2단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위인 3단계로 추가 상향 조정했다.
한 전문가는 회의에서 "감염이 급속히 확산하면 의료종사자와 필수 근무자를 포함한 모든 도민이 감염자와 밀접접촉자가 될 위험이 커져 사회 활동의 정지를 피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도민의 생활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필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는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 일률적 행동 제한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확진자가 지금 추세로 늘어나면 중점조치 적용을 요청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도쿄도의 최근 일주일(6~12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1천149명으로 직전 일주일(136명) 대비 8.4배로 급증했다.
고이케 지사는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전국 지사(광역지방자치단체장) 회의에서 "(도쿄)도내 신규 감염자 중 오미크론 변이가 의심되는 이들이 최근 분석에서는 90%를 넘었다"고 밝혔다.
후쿠오카(福岡)현과 구마모토(熊本)현도 정부에 중점조치의 적용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전날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후쿠오카현은 408명, 구마모토현은 177명이다.
◇ 64세 이하 3차 접종 시기 '2차 접종 후 7개월'로 단축 검토
일본 정부는 매우 더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3차 접종은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됐는데 전날 기준 접종률이 0.8%에 그친다.
일본 정부는 애초 3차 접종 시기를 2차 접종이 끝난 뒤 8개월로 잡았다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의료종사자는 6개월, 고령자(65세 이상)는 7개월로 단축한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고령자는 6개월, 일반인(64세 미만)은 7개월로 추가로 앞당기는 방안이 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3차 접종 시기를 대폭 단축하지 못하는 데에는 빡빡한 백신 수급 여건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3월부터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었던 5~12세 아동에 대한 접종도 시작하기로 했다.
◇ 밀접접촉자 격리 14일→10일 단축 검토
일본 정부는 또 오미크론의 잠복 기간이 짧은 것을 고려해 밀접접촉자 격리 기간을 현재 14일에서 1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이날 오전 밀접접촉자 격리 기간 단축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의 경우 밀접접촉자가 되더라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전제로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토 시게유키(後藤茂之) 후생노동상은 전날 열린 전국 지사 회의에서 의료종사자 밀접접촉자에 대해 "매일 검사를 하는 조건으로 의료 제공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다"며 "그런 방침을 (각 의료기관에) 다시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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