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규제에도 중국서 NFT 붐…"10초만에 사야"
홍콩언론 "차익 실현 금지에도 상품 나오면 수초만에 팔려나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대체불가토큰(NFT·Non Fungible Token) 상품을 통한 이익 창출을 규제하고 있음에도 NFT 붐이 일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것이다. 영상·그림·음악 등을 복제 불가능한 콘텐츠로 만들 수 있어 신종 디지털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NFT 열풍이 부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을 통한 투기나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NFT 상품을 수익을 위해 되파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NFT 상품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되팔아 차익 실현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에서 NFT 상품은 NFT가 아니라 '디지털 수집물'(digital collectibles)이라 불리고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빅테크들이 NFT 상품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수집물'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이는 IT(정보기술)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하는 중국 당국과의 갈등 가능성을 피하려는 선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는 불법으로 규정, 거래와 채굴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으나, NFT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비리비리, 징둥닷컴, 바이두, 샤오미 등은 앞다퉈 NFT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이들 상품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수초안에 팔려나간다고 SCMP는 전했다.
당장 이익을 실현하지는 못해도 NFT의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큰 것이다.
디지털 수집물 10개를 구매한 선전의 그래픽 디자이너 페릭스 황은 "NFT 상품 발매 10초 안에 찜하지 못하면 (구매를) 거의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징탄은 지난해 여름 이후 그림, 음악, 박물관 유물의 3D 모형 등 수십개의 NFT 상품을 내놓았다. 각 1만개 미만 한정으로 출시했는데 매번 수초만에 팔려나갔다.
징탄은 디지털 수집물 소유자들이 구매 180일 후 다른 이에게 상품을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상품의 두번째 소유주는 2년 후에 다른 이에게 양도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상품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은 금지되며, 양도도 14세 이상 중국 거주자에게만 할 수 있다.
비리비리는 향후 디지털 수집물 양도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텐센트, 징둥닷컴, 바이두는 아직 그런 기능이 없다.
이미 음성 시장은 형성됐다.
알리바바의 중고거래 플랫폼인 '시앤위'에는 NFT로 검색하면 아이템을 찾을 수 없다. 대신 디지털 수집물로 검색을 하면 10개 가까운 아이템이 나온다.
또 '둔황'을 검색하면 징탄의 디지털 수집물 중 하나에 대해 애초 판매가보다 300배 비싼 3천위안(약 56만원)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구매 의향자들이 많다. '둔황'은 알리페이가 지난해 6월 둔황미술연구소와 협력해 출시한, 고대 벽화에 기반한 NFT 상품 '둔황 페이톈'을 지칭한다.
중국 당국이 가상자산의 거품을 주시하는 가운데 인민일보, 증권시보 등 관영 매체들은 잇따라 NFT의 버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신화 통신은 지난달 24일 작년 한해 동안의 보도사진을 담은 디지털 수집물 10만여점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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