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검사 차질에 곳곳 대면수업 '없던 일'
장비·인력 부족…5천400여 곳 다시 원격수업
프랑스에선 '교실 위험하다' 교원노조 파업 예고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는 미국에서 대면수업 유지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학생 수백만명이 겨울방학을 끝내고 등교하려는 시점에 대면수업을 뒷받침할 코로나19 감염 검사가 파행을 빚으면서 원격수업을 고려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학교 방역을 감시하는 업체인 버비오는 이달 3일 기준으로 원격수업으로 방침을 되돌린 학교를 5천400여곳으로 집계했다.
미국은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이 교실에서 대면수업을 하는 방안을 독려해왔다.
감염 검사는 교실 내 확산을 막아 대면수업을 유지하게끔 하는 핵심 절차인 까닭에 미국 연방정부는 검사 비용에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투입했다.
그러나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해 검사체계가 흔들리면서 대면수업 계획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NYT는 검사 인력이나 장비가 모자란 사례, 지역을 장악한 보수정파의 압력 때문에 검사가 방해를 받는 사례, 연방 정부의 지침이 혼선을 일으켜 차질을 빚는 사례 등 다양한 파행이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원격수업 위기에 맞서 대규모 검사 행사를 열었는데 참여자가 절반도 안 됐고 25명 중 1명이 감염 판정을 받았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는 검사 인력이 부족해 12개 학교 중 2곳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주에서는 주지사가 나서 학부모가 원치 않으면 검사할 필요가 없다고 입김을 넣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겨울방학 때 검사를 위해 가정에 발송된 검사장비 가운데 3분의 1만 회수돼 대면수업이 불발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겨울방학 때 검사용으로 공급하려던 신속 검사장비 1천만개가 비를 맞아 훼손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NYT는 "코로나19 검사가 검사를 받아야 할 판"이라며 "많은 지역에서 검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에서도 대면수업을 위한 검사체계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교사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전국교직원조합(Snuipp-FSU)은 학생의 감염검사 규제를 완화한 데 반발해 13일 파업을 예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검사수요 급증 때문에 학생들이 등교를 위한 음성 확인을 위해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신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직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때문에 수업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현재 체계로는 학생, 가족, 인력이 보호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학교 조직도 완전히 해체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역기능이 좋은 마스크 지급하고 교실이 제대로 환기되는지 측정할 이산화탄소 감시장비를 도입하라고 요구했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걱정과 피로가 많은 것은 알겠지만 바이러스를 상대로 파업을 하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감염자 급증 때문에 지난 10일 현재 전국 초등학교 학급의 2%에 해당하는 1만곳 정도가 문을 닫았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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