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표적' 디디추싱 공동 창업자, 디디페이 회장직 사임
6개월째 진행중인 고강도 '사이버 안보 심사' 상황서 물러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 '규제 표적'이 된 디디추싱(滴滴出行)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장보가 결제 관련 자회사인 디디페이(Didi Payment)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중국의 기업 등록 정보 회사인 티안옌차(天眼査)의 자료를 토대로 중국 최대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이자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인 디디추싱의 장보 공동 창업자가 디디추싱에 대한 고강도 '사이버 안보'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디디페이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장보가 디디페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SCMP는 전했다.
디디추싱 측은 장보의 디디페이 회장직 사임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장보는 2019년 1월부터 디디페이의 회장직을 맡아왔다. 디디페이는 디디추싱 이용자들에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장보는 디디추싱의 CTO와 자율주행차 부문 책임자 등의 직책을 계속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보의 디디페이 회장직 사임은 6개월째 진행중인 모기업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사이버 안보 조사와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페지 추진 발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한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암묵적인 경고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함으로써 규제의 표적이 됐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지난해 6월 30일 미국 뉴욕증시에 44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된 지 이틀 만에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당시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에 대해 "데이터 안보 위험을 막고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후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16일부터 CAC를 비롯해 국가 인터넷정보협회와 공안부, 국가안전부 등 7개 국가 기관 합동으로 디디추싱에 대해 고강도의 인터넷 안보 심사에 들어갔다.
중국 당국은 아직 디디추싱의 조사와 관련한 어떠한 발표도 하지 않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사이버 조사 관련 규정에 따르면 통상적인 조사는 60일 이내에 이뤄진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 측에 플랫폼 내 운전 기사에게 더 많은 수익을 배분하는 등 운전자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했다.
결국 디디추싱은 지난 3일 뉴욕 증시 상장을 폐지하고 홍콩 증시에서 다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디디추싱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맹 택시나 개인 자가용 차량을 배차해 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주력 분야로 하는 기업으로, '중국판 우버'로 불린다.
2012년 청웨이(程維) 최고경영자(CEO)와 장보 등이 공동으로 창업한 디디추싱은 중국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에서 9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디디추싱의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가 1천300만 명에 달하며,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4억9천300만 명에 이른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