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 단계도 대사질환 위험 높다…미리 관리해야"
서울아산병원, 국내 30세 이상 성인 1만3천여명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공복혈당 수치가 당뇨병 진단 기준인 125㎎/dL에는 미달하지만, 높게 유지된다면 비만과 복부비만 등 각종 대사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국제진료센터 강서영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6∼2018년)에 참여한 당뇨병을 진단받지 않은 30세 이상 성인 1만3천625명의 공복혈당 수치와 대사질환,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공복혈당 수치에 따라 ▲ 90㎎/dL 미만 ▲ 90∼99㎎/dL ▲100∼109㎎/dL ▲ 110∼124㎎/dL ▲ 125㎎/dL 이상인 집단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공복혈당 수치가 높을수록 비만과 복부비만을 동반하는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남성은 공복혈당이 90㎎/dL 미만인 집단에서 비만한 사람의 비율은 27.2%였고, 90∼99㎎/dL인 집단은 38.3%, 110∼124㎎/dL인 집단은 55.2%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여성도 비슷했다. 공복혈당 90㎎/dL 미만인 집단의 비만 비율은 16.9%였으나 90∼99㎎/dL인 집단은 26.8%, 110∼124㎎/dL인 집단은 51.5%였다.
혈압,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지표 역시 공복혈당 수치가 높아지면서 악화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복혈당 수치 증가와 과음하는 습관 사이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공복혈당이 90㎎/dL 미만인 집단에서 과음하는 사람의 비율은 남성의 경우 20.8%, 여성은 11.0%였으나 110∼124㎎/dL인 집단에서는 각각 38.6%, 11.9%로 증가했다.
과도한 음주가 혈당 관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생활 습관 중에서 운동은 공복혈당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절주나 체중 감량 없이 운동만 하는 것이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당뇨병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공복혈당 수치가 90㎎/dL 이상이면 고혈압, 비만, 복부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며 "비만하거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매년 혈당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당뇨병 분야 국제학술지 '당뇨병 저널'(Journal of Diabet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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