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주민에 '뒷북 방역'…팬데믹 2년만에 지원기구 설치
대통령령으로 위원회 마련…코로나 치료·예방조치 권고 역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원주민들을 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원 실무기구를 11일(현지시간) 설치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원주민 코로나19 대응 계획 운영 위원회' 설치에 관한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대통령실과 관련 부처, 국립원주민재단(Funai) 등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는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 사는 원주민들의 코로나19 감염 실태를 파악하고 치료·예방 조치를 권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환경보호를 내세우는 정당인 '지속 가능 네트워크'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원주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도록 강제해 달라고 연방대법원에 촉구했다.
이에 루이스 호베르투 바호주 대법관은 2020년 7월 연방정부가 원주민 공동체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에도 연방정부는 원주민들을 사실상 방치했고, 환경·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를 통해서만 원주민들의 코로나19 피해 실태가 간간이 알려졌을 뿐이다.
특히 정부의 묵인 아래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불법적으로 이뤄지는 금광 개발 활동은 환경 파괴는 물론 원주민들에게 코로나19를 퍼뜨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위원회 설치가 국내외의 비판을 피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며, 실제로 원주민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는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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