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권영수 "중국 시장 적극 공략하고 1위 CATL 추월할 것"(종합)
IPO 앞두고 기자간담회…"누적 수주잔고 260조원…中 CATL보다 많아"
"핵심 원재료 수급엔 차질 없어…불안 요인 있는 중국산은 다변화"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권영수 부회장은 10일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CATL보다 수주잔고가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향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CATL을 추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날 열린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 중국 CATL 추월 전략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지식재산권(IP) 측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그 결과 CATL과 달리 다양한 글로벌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생산기지도 유럽과 미국, 중국 등 글로벌하게 갖춰진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자국 배터리를 사용하는 정책에 따라 CATL이 어렵지 않게 매출을 늘렸다고 본다"며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유럽과 미국 쪽에도 고객을 확보해야 할 텐데 만만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행사에서 폭스바겐과 GM, 테슬라, 아우디, 현대차[005380], 포드, 볼보, 포르쉐 등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260조원 규모다.
에너지 전문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배터리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5%로 2위다. 1위 CATL(31.8%)과는 11.3%포인트(p) 차이가 났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CATL 등 현지 배터리 기업들이 주도하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을 다시 본격화할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권 부회장은 "약 6년 전 중국의 5~6개 회사로부터 큰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불행히도 성사되지 못했다"며 "그 이유는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부연 설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을 견제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부회장은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바뀐 것이 감지되고 있고, 올해부터 한 중국 업체와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중국 업체들에 배터리를 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업에도 진출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우선 적용하고, 차량용 배터리로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그간 내재화 움직임이 있었지만 성공적이지 않았고, 배터리 기업과 합작사를 세우는 방식으로 많이 바뀌었다"며 "폭스바겐 등 아직 내재화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회사도 있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현대차, 스텔란티스 등과 배터리 합작사를 추진 중이며 현재는 밝히기 어렵지만, 곧 다른 업체와도 합작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상황 속에도 배터리 핵심 원자재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4대 원재료(리튬·니켈·코발트·망간)에 대해 장기계약을 체결해둔 상태라서 공급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중국에서 공급되는 재료들에 불안 요소들이 있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 공모 절차를 시작했으며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LG에너지솔루션과 모회사인 LG화학은 최대 12조7천500억원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한국·북미·유럽·중국 등 국내외 생산기지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전고체·리튬황 전지 등 차세대 전지 및 신규사업 추진 자금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3년간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증설을 위해 약 9조원을 투자해 현재 연간 15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400GWh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공모가 상단 기준 7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중국 CATL과 LG에너지솔루션 간 시가총액 차이가 현재 이해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상장 이후) 시가총액 차이는 당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236조원이다.
권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 분할 이후 주가가 부진한 모회사 LG화학에 대해 "단기간의 조정을 거쳐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kc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