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따라잡겠다'며 3조원 투자한 中반도체사업 모두 실패
WSJ 분석…HSMC·QXIC 등 6개 첨단 반도체 프로젝트 무위로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중국이 삼성전자와 대만 TSMC를 따라잡을 최첨단 반도체 제조사를 만들기 위해 거액을 쏟아부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기업 발표와 중국 관영매체 보도, 지방정부 문건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에서 지난 3년간 최소 6개의 새 대규모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들 프로젝트에 투입된 금액은 최소 23억 달러(약 2조7천692억원)로 이 중 대부분은 정부에서 지원한 금액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단 한 개의 반도체조차 만들지 못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6개 프로젝트 중 중국의 '반도체 굴기' 실패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와 취안신집적회로(QXIC)다.
삼성전자와 TSMC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제품 양산을 목표로 설립된 두 회사는 몇 년 내로 7나노미터 초미세 공정 제품까지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들 회사는 전직 TSMC 고위 임원을 포함한 대만의 엔지니어 다수를 막대한 연봉 등을 미끼로 스카우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각 지방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업고 출발한 두 회사는 막대한 투자금을 날리고 지금까지 단 하나의 칩도 상업용으로 생산하지 못했다.
최첨단 반도체의 양산까지 적어도 수십억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뒤늦게 깨달았다는 것이다.
결국 HSMC는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고, QXIC는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QXIC는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갖춘 전문 인력들을 모셔왔으나, 이들의 기술을 한 데 통합할 역량이 부족했다고 한 전직 직원이 밝혔다.
중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자국 내 수요의 17% 정도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 역량 확대는 중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에 들어간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과 컴퓨터 프로세서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개발 능력은 더욱 뒤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이른바 '빅 펀드'로 불리는 총 520억 달러(약 62조6천억원)의 반도체 산업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 지원금을 챙기기 위해 요식업, 시멘트 제조사를 포함한 수만 개 기업이 반도체 관련 회사인 것처럼 등록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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