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애완돼지 폐사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병 의혹 제기

입력 2022-01-09 10:05
태국서 애완돼지 폐사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병 의혹 제기

전국 양돈농가 조사 예정…돼지고깃값 폭등 연관 여부 주목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돼지고깃값 폭등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9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태국 까셋삿 대학은 한 소형 애완돼지의 폐사 원인이 ASF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초 애완돼지 주인이 이 대학 수의학부에 돼지가 숨진 이유를 밝혀달라며 검사를 의뢰한 결과였다.

이 주인이 기르고 있는 다른 애완돼지 두 마리도 이후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은 이번 검사 결과를 태국 축산 당국에 보냈다.

축산 당국은 이와 관련해 애완돼지 폐사 원인이 ASF인지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전국의 양돈 농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축산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ASF는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발병이 확인됐으며, 여기에는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포함됐다.

특히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는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들이다.

그러나 태국 축산당국은 ASF 발병을 거듭해서 부인해왔으며, 양돈 농장에서 발생한 돼지 폐사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편 애완돼지 폐사에 대한 대학 측 발표에 따라 최근 태국 내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ASF 발병으로 인한 돼지 사육 규모 감소에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근 태국에서는 몇 달 전만 해도 ㎏당 150밧(약 5천300원) 이던 돼지고깃값이 일부 지역에서 250밧(약 9천원)으로까지 폭등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완화로 경제활동이 재개돼 돼지고기 수요는 증가했지만, 사료 원재료 가격 상승 및 ASF 방지를 위한 비용 증가로 영세한 돼지 농가가 대거 폐업해 공급이 줄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농업부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에 돼지 1천800만 마리가 태국 내수 시장에 공급됐지만, 올해는 1천500만 마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태국은 돼지고깃값 안정을 위해 4월 초까지 석 달 간 인근 국가로의 돼지 수출을 금지한 상태다.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에게는 치명적으로 폐사율이 100% 육박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ASF가 발병하면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하는 방법밖에 없어 양돈산업에 큰 타격을 준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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