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연초부터 사정 칼날…중국생보 회장·티베트 부주석 낙마(종합)
시진핑 3연임 여부 걸린 당대회 앞두고 기강잡기 신호일지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에서 고위급 인사 2명이 기율위반 및 위법 혐의로 낙마하는 등 연초부터 사정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이하 기율·감찰위)는 8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유기업인 중국생명보험 왕빈(王濱·64) 회장이 엄중한 기율위반 및 위법 혐의로 기율심사 및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생명보험의 당 위원회 서기를 맡은 왕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낙마한 '금융계 호랑이'라고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쯔쉰(人民資訊)은 보도했다.
중국에서 '엄중한 기율 위반 및 위법' 혐의로 기율·감찰위의 조사를 받는 것으로 발표된 인사는 맡은 직위에서 '낙마'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보통이다.
왕빈은 중국생명보험 회장직 외에도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대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위원을 맡고 있다.
중국생명보험은 "조사에 협조할 것이며, 국가의 정치 및 금융 시스템을 정화하려는 정부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 출신인 왕 회장은 30여 년간 금융계에서 관리직으로 일해왔다. 난카이(南開) 대학 금융학 전공 박사 출신으로 1980년대부터 헤이룽장성 상업청, 중국인민은행, 교통은행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중국생명보험 회장 겸 당 서기로 재임해왔다.
매체들에 따르면 왕 회장이 낙마하기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9월부터 당 중앙은 25개 금융기관에 대해 반부패 활동 차원에서 순시를 진행했다. 중국생명보험에 대해서는 작년 10월부터 2개월간 순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이번 기율·감찰위 조사와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아울러 장융쩌(張永澤·53)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정부 부주석이 마찬가지로 엄중한 기율 위반 및 위법 혐의로 기율·감찰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기율·감찰위가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8일 왕 회장에 앞서 위법 혐의 조사 사실이 발표된 장 부주석에 대해 2022년 처음 낙마한 '호랑이'라고 칭했다.
새해 벽두부터 이뤄진 고위급 사정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장기 집권의 분수령이 될 올해 하반기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당의 기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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