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결산] 쇼핑·콘서트관람·영상 대화까지…넓어진 메타버스 세계

입력 2022-01-09 05:03
[CES 결산] 쇼핑·콘서트관람·영상 대화까지…넓어진 메타버스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진화…수면 질 높이는 '슬립테크' 기술까지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이번 CES 2022의 화두는 단연 메타버스와 디지털 헬스케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약해진 사람 사이의 교류를 다시 이어줄 플랫폼으로 메타버스에 관심이 쏠렸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진단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도 늘었다. 수면 건강을 챙기는 '슬립 테크'(Sleep Tech) 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이동통신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FE(팬에디션) 등 신제품을 선보였지만, 5G 통신 기술이 전시된 재작년 행사 때에 비해선 화제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 VR·AR 활용해 메타버스 속으로…몰입형 체험 제공

세계 각국 업체들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메타버스를 선보였다. 이 중에서도 한국 기업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칼리버스와 몰입형 메타버스 체험을 소개했다. 관람객은 메타버스 속 걸그룹을 보며 실제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면세점이나 하이마트 등에서 옷 또는 가전제품을 직접 골라보는 가상 쇼핑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캐논은 현실 속 나 자신의 모습으로 다른 사람과 영상 대화를 할 수 있는 통화 서비스 '코코모'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캐논이 이번 CES에서 공개한 '듀얼 피시 아이(fisheye)' 렌즈를 탑재한 카메라로 구현된다.

P&G는 다양한 브랜드를 가상 공간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뷰티 스피어'를, 라이트박서는 VR 기기를 활용해 할 수 있는 복싱 체험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글과컴퓨터 그룹은 메타버스 회의 플랫폼 'XR(확장현실) 판도라'를 시연했다. 관람객들은 안경을 착용한 뒤 가상 현실 속 회의장에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했다.

체코의 VR지니어스(Vrgineers)는 파일럿 훈련 전용 혼합현실(MR) 헤드셋 엑스탤(Xtal)3와 시뮬레이션 기기를 공개했다.

한국 업체 비햅틱스는 진동으로 촉감을 전달하는 '택트글러브'와 '택트수트'를 마련했다. 이 장갑을 끼고 조끼를 입은 뒤 가상세계에 접속해 광선검을 휘두르면 맞은 상대방은 충격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한국 업체 익스트리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를 이용해 도로 아래 매설된 상하수도와 전기·가스·통신 배관 등 지하 시설물의 위치를 볼 수 있는 '메타뷰'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국 업체 티랩스는 실제 박물관, 미술관, 사무실, 고궁, 주택 등의 내부와 외부를 스캐닝해 3차원 가상공간으로 만들어주는 티(TEE)VR 서비스를 소개했다.

대만 업체 쿨소는 가상세계의 사물을 잡을 수 있는 손목밴드를 전시했다.



◇ 4분 만에 뇌파 측정해 10분 만에 결과 확인…디지털 헬스케어 진화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파악해볼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의료기기 업체 애벗 래버러토리의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포드는 이번 CES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포드 CEO는 사람의 혈당과 젖산, 알코올 수치 등을 측정하는 바이오 웨어러블 센서 '링고'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기업 아이메디신은 무선 건식 뇌파 측정기 '아이싱크웨이브'를 선보였다. 머리에 모자처럼 써서 사용하는 이 기기는 4분 만에 뇌파를 측정하고 10분 만에 검진 결과를 알려준다.

뇌파를 측정하면 전두엽·측두엽·후두엽 등 뇌 부위의 활성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뇌 상태를 동일한 나이대와 비교해 확인할 수도 있다.



또 다른 한국 업체 HDT는 자체 특허 기술로 만든 포터블 엑스레이 기기 '마인'을 전시했다.

국내 기업 휴먼아이티솔루션은 노인과 치매 환자가 인지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훈련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모코그도 치매 환자 인지훈련을 돕는 디지털 솔루션 '코그테라'를 선보였다.

이밖에 에이치로보틱스는 재활운동 관리 플랫폼 '리블레스'를, 스키아는 수술 환자 병변을 짚어내는 의료기기 '스키아'를 소개했다.



◇ '꿀잠' 돕는 매트리스…코골이 고쳐주는 베개까지

자신의 수면 패턴 또는 수면 습관을 개선해주는 '슬립 테크'(Sleeptech) 기술도 전시됐다.

미국 슬립넘버(Sleepnumber)는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해 자동으로 체온과 침대 각도 등을 조절해주는 '스마트베드'를 선보였다. 이 매트리스는 체온을 측정해 매트리스의 온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방식으로 수면에 적합한 온도를 설정해준다. 매트리스가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해 몸에 적합한 각도도 맞춰준다.

한국 수면 지원 스타트업 에이슬립(Alseep)도 CES 전시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무선 와이파이를 토대로 수면 중 호흡수, 뒤척임 정도 등을 측정해주는 기기를 선보였다.

정사각형 꼴인 작은 기기 한 세트를 잘 때 왼쪽과 오른쪽 양 옆에 두면 둘 중 하나가 자는 사람의 데이터를 송신하고 나머지 하나가 이 데이터를 수신한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토대로 개인 수면 상태를 측정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코웨이[021240]는 내부에 에어셀 80개를 담은 스마트케어 에어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이 매트리스는 원하는 대로 경도(딱딱한 정도)를 설정할 수 있고 몸의 하중이 실리는 부위의 압력을 조절할 수 있다.

한국기업 앤씰은 내부 공간을 1천400만 가닥의 실로 제작한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신체의 압력을 파악해 체형에 맞게끔 매트리스의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다.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는 다리 부분이 별도로 움직이는 로봇 형태의 안마의자를 공개했다. 안마의자는 상황에 따라 왼쪽과 오른쪽 다리 부분에 서로 다른 형태의 마사지를 제공한다.

또 다른 한국 기업 에보소닉은 음파로 진동을 내는 모듈을 선보였다. 이 모듈을 마사지 베드 또는 베개에 넣으면 안마를 받을 수 있다.



헬스케어가전 기업 텐마인즈는 인공지능(AI) 학습을 이용해 코골이를 완화해주는 '모션필로우'(Motion Pillow) 베개를 전시했다. 이 베개는 사용자가 코를 골면 머리가 놓인 위치를 파악해 베개의 높낮이를 바꿔준다. 베개의 높낮이가 조절되면 사람의 머리 위치가 바뀌고 기도가 자연스레 열려 코골이가 멈춘다.



◇ 이동통신 3사 중 SKT만 참가…전면 셀카 활용도 높인 삼성 갤S21 FE

이동통신 부문은 5G 통신 전시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재작년 행사의 열기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 통신사 T모바일과 AT&T가 CES 전시에 불참했고 한국 이동통신 3사 중에서도 SK텔레콤만 SK그룹 차원에서 CES에 참가했다.

이번에 선보인 AI반도체 '사피온'(SAPEON)은 기존 GPU 대비 데이터 처리 용량이 약 1.5배이고 전력 소모를 약 80% 절약할 수 있다고 SKT는 설명했다.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도 태블릿PC를 통해 전시됐다. 관람객들은 태블릿으로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움직이거나 아바타를 활용해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다.

유영상 SKT 대표는 CES 개막일에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이 회사 MX 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 전시를 관람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이번 CES 기간에 맞춰 공개한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S21 FE를 살펴보고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플립3, 갤럭시워치4 등도 살펴봤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S21 FE는 전작 갤럭시S20 FE(1천만화소)보다 3배 이상 좋아진 3천20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했다.

북미와 유럽 지역 100여개국에서 출시될 예정으로, 한국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사전에 '언박싱' 영상 등이 유출돼 행사에서는 기대만큼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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