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도 뛰어들었다…달아오른 패션업계 프리미엄 향수 전쟁

입력 2022-01-09 06:37
수정 2022-01-09 08:03
한섬도 뛰어들었다…달아오른 패션업계 프리미엄 향수 전쟁

한섬, 리퀴드 퍼퓸 바 상반기 론칭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국내 패션업계의 프랑스 니치 향수 사랑이 뜨겁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LF[093050]에 이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전문기업 한섬까지 본업인 패션을 넘어 프리미엄 향수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올 상반기 니치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Liquides Perfume Bar)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리퀴드 퍼퓸 바는 2014년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서 처음 론칭된 향수 전문 편집숍이다.

프랑스 향수 유통 전문가 다비드 프로사르와 유명 디자이너 필립 디 메오가 공동으로 창업한 편집숍으로, 니치 향수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한섬은 리퀴드 퍼퓸 바를 통해 '프라팡'(Frapin), '어비어스'(Obvious) 등 국내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10여개 브랜드의 향수를 소개할 예정이다.

우선 현대백화점[069960]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인 뒤 온라인몰 등으로도 유통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패션 기업 가운데 프리미엄 향수 시장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딘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4년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국내 판권을 확보한 이후 산타마리아노벨라, 딥티크, 조러브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왔다.

그 덕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는 향수 마니아층 사이에서 '시마을'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인지도가 높아졌다.

2012년 화장품 사업 시작 당시 19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20년 기준 3천293억원으로 173배나 성장했고,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영업이익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9%에 달한다.



LF도 2016년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불리1803'을 국내에 선보이며 프리미엄 향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불리1803은 2019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손잡고 출시한 한정판 컬렉션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재출시되기도 했다.

LF는 이런 여세를 몰아 내달 중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매장 '조보이'(JOVOY)를 국내에 들여온다.

조보이는 조향사 프랑수아 에냉이 2010년에 만든 니치향수 편집숍 브랜드로, LF는 우선 LF몰에서 선보인 뒤 상반기 내에 주요 백화점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도 낼 계획이다.



이처럼 패션업계가 너도나도 프리미엄 향수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소비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색조 화장이 감소한 틈을 타 니치 향수 시장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2023년 6천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섬 관계자는 "기존 패션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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