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호주 군사력 공조에 강한 경계심…"단호히 반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일본과 호주가 중국을 겨냥해 군사력 공조를 선언하며 밀착을 과시하자 중국이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의 일원인 일본과 호주가 연합 군사훈련 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한 것은 사실상 자국에 대한 포위망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의 대 호주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출범에 이어 일본과 호주가 군사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이 아시아 다른 국가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대사관은 6일 밤 성명을 통해 "일본과 호주 정상은 중국을 이유 없이 비난하고 낡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중국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며 "중국은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일본과 호주 정상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정세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동중국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적"이라거나 "중국은 당사국과 대화를 통해 남중국해 갈등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공동으로 정세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국가 간 협력은 이해와 신뢰를 높여야지, 제3자의 이익을 훼손하거나 겨냥해서는 안 된다"고 양국 협정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과 호주의 이번 협정이 미중 경쟁 속에서 지역 국가들에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양국 협정은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과 호주가 군사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더 많은 해상 워게임과 항공 훈련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6일 자위대와 호주군이 함께 훈련하거나 재해에 대처할 때 적용할 '원활화 협정'(RAA)에 서명했다.
RAA는 양국 부대가 연합 훈련을 할 때 상대국에 무기를 반입하는 절차나 관세에 관한 것으로, 비자 없이 파견 부대의 선박·항공기·대원이 상대국에 드나들 수 있게 하는 등 연합훈련 등을 원활하게 하게 하기 위한 협정이다.
이 협정은 일본이 1960년 미국과 체결한 주둔군지위협정 이후 처음으로 외국 군인을 대상으로 한 공식적으로 맺은 협정이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