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립 심화에도 월가 금융사들 '중국 사랑' 뜨겁다

입력 2022-01-06 16:29
미중 대립 심화에도 월가 금융사들 '중국 사랑' 뜨겁다

中기업 美증시 상장 막히자 중국 현지사업 확장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중 대립 심화와 중국의 각종 규제 강화에도 미 월가 거대 금융사들의 '중국 사랑'이 여전히 뜨겁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가 6일 보도했다.

JP모건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증권사 지분 100%를 가진 최초의 외국 기업이 됐다. JP모건은 합작사로 설립한 중국 내 증권 자회사 지분을 100%로 확대한 데 이어 자산운용 사업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 본토에서 5곳의 은행 설립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 인력을 600명으로 2배 늘렸다.

씨티그룹은 지난달 중국 내 증권 거래와 투자은행(IB) 사업 허가를 신청했고 선물 사업도 계획하고 있으며 직원 100명을 늘릴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중국 관련 사업에서 도전에 직면했다.

미중 갈등 속에 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중국은 앤트그룹의 350억 달러(약 42조원)짜리 기업공개(IPO)를 막판에 막았고 이로 인해 JP모건과 씨티그룹은 4억 달러의 수수료 수입을 놓쳤다.

이후 정보기술(IT)부터 교육,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하자 IPO 수요는 급감했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52%나 줄었으며 골드만삭스 같은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도 덩달아 감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에서는 현지 투자은행들에 밀려 지난 2020년 합계 4천800만 달러(약 580억원)의 손실을 냈다. 중국 투자은행들이 244억 달러의 이익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딕 보브 오디언캐피털그룹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미국 은행들이 투자은행 운영에 대해 가르쳐야 할 모든 것을 배웠으며 이제 미국 은행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은행들은 중국 시장에서 중국 은행들과 경쟁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고쿨 라로이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은행들이 중국에서 아직 큰돈을 벌진 못했지만, 잠재력은 막대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중국의 3조8천억 달러(약 4천566조원) 규모 뮤추얼펀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블랙록은 지난해 9월 10억 달러 규모의 중국 펀드를 처음으로 설립했다. 아문디는 홍콩과 대만까지 포함한 중화권 시장의 운용 자산을 현재의 2배인 2천500억 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신중한 자산운용사도 있다. 뱅가드그룹은 지난해 중국 내 펀드 허가 신청 계획을 철회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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