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 후 20년 숨어 산 마피아, 구글맵에 찍혀 덜미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살인을 저지르고 복역 중 탈옥해 20년 가까이 스페인 등지에서 숨어 지낸 마피아 조직원이 구글맵 스트리트뷰에 찍히는 바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로이터통신과 dpa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근교 갈라파가르에서 마피아 조직원 조아치노 감미노(61)를 검거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탈리아 마피아 전담 경찰은 수년간 감미노의 행적을 추적하다 그가 갈라파가르에 간 사실까지 확인했다.
하지만 그가 갈라파가르의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수사관이 갈라파스가르 거리를 구글맵 스트리트뷰로 훑어보다 과일가게 앞에 있던 한 남성을 발견했다.
지도의 남성과 감미노의 모습은 닮은 점이 너무 많았다.
수사관은 가게 인근의 시실리안 레스토랑에 주목했고, 식당의 웹사이트를 뒤져 주방장으로 일하고 있는 감미노를 발견했다.
구글맵에 찍힌 남성이 감미노로 확인된 순간이었다.
구글은 구글맵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카메라를 단 스트리트뷰 차량을 운행하면서 도로의 모습을 찍는다. 하필 그가 길거리에 서 있다가 이 카메라에 찍혀 '박제'가 된 것이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현지로 가서 감미노를 체포했다. 경찰의 추적을 완전히 따돌렸다고 생각하고 살던 그는 경찰의 기습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구글맵 사진은 우리가 진행해온 수사에 확신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시칠리아 마피아 '스티다' 조직원인 감미노는 살인과 마약밀매 등 범죄를 저지르고 로마 레비비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2002년 탈옥했다.
이듬해 이탈리아 사법당국은 도망자 신분인 그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체포된 감미노는 현재 스페인 당국에 구금됐으며, 이탈리아 경찰은 다음 달 신병을 인계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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