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푸틴과 가까운 보스니아 분리운동 지도자 제재

입력 2022-01-06 02:46
미, 푸틴과 가까운 보스니아 분리운동 지도자 제재

미, 러와 우크라사태 협상 앞두고 제재 나서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5일(현지시간)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분리·독립운동의 지도자인 밀로라드 도디크를 제재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데이턴 평화협정을 해체하려는 도디크의 비도덕적인 행위와 시도는 보스니아의 안정을 위협한다며 제재 배경을 설명했다.

도디크는 이미 미국 내 자산 동결 제재를 받았으며, 이번 조처로 미국 내에서 기부를 포함해 어떤 거래도 불법화한다고 AFP는 전했다.

도디크는 보스니아 연방에 속한 세르비아계 스릅스카 공화국(RS)의 지도자로, RS의 분리·독립을 추진해 왔다.

작년 11월에는 RS 영토 내에서 연방 정부기관의 권한을 정지하고 독자적인 행정기관과 사법부·군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사실상 새 정부 수립에 준하는 분리 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보스니아는 보스니아계(이슬람교)와 크로아티아계(기독교)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상당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세르비아계(정교회) 스릅스카 공화국이 2체제 국가를 이루고 있다.

1992∼1995년 10만 명 가까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미국·유럽이 주도한 '데이턴 평화협정'에 따라 만들어진 체제다.

도디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자신의 오랜 친구라고 지칭할 정도로 푸틴 대통령과 친밀한 사이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병력 증강으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오는 10일 미·러 간 전략적 안정 대화를 앞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크로아티아에 소재한 자그레브대학의 자르코 푸호프스키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서방은 도디크를 푸틴과 너무 가까운 사람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제재가 미·러 협상을 앞두고 서방이 이 지역 내 통제력을 보여주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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