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 격리 영국…무증상은 검사 완화해 격리자 줄인다(종합)
일손 부족해 의료 등 차질…구급차 부른 환자에 "차 얻어 타고 병원 가라"
"신속검사도 정확해 무증상은 PCR 생략"…입국 전 검사도 폐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이 넘은 가운데 현재 자가격리 중인 인원이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길리언 키건 복지 담당 부장관은 5일(현지시간) BBC와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자가격리 인원을 매일 집계하진 않는다면서도 약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21만8천명이 넘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며 자가격리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의료, 교통, 교육 등의 사회 기반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전날엔 잉글랜드 북부에서 심근경색 환자가 999(우리나라 119)에 전화를 걸었다가 구급차를 기다리지 말고 차를 얻어타고 가라는 말을 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구급당국은 새해 연휴기간 인력부족으로 인해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구급대원이 18분 만에 도착해야 할 응급 상황에서 평균 대기시간이 1시간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레이터 맨체스터 지역의 17개 병원에선 비응급 수술이 중단됐다. 코로나19로 의료인력이 빠지고 입원환자는 늘어나면서 일상 업무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성탄절 이후에 국가 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병원 재단 10여곳이 암치료 등도 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상태임을 의미하는 '심각한 상황'을 선언했다.
잉글랜드는 이에 자가격리자를 줄이기 위해 11일부터 코로나19 검사 기준을 완화키로 했다.
신속항원검사(rapid antigen lateral flow test)에서 양성으로 나오더라도 무증상이라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또 받을 필요가 없다.
이는 약 40%에 달하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일터에 더 빨리 복귀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라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지금은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아서 확인해야 하다 보니 공식적인 자가격리 시작일이 늦어지고 결과적으로 격리해제도 늦어진다. 게다가 최근엔 검사 수요가 너무 많아서 PCR 검사를 받기가 쉽지도 않다.
정부는 잉글랜드 코로나19 감염률이 현재 4%에서 1%로 떨어지면 이번 결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키건 부장관은 신속검사가 매우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PCR 검사는 신속검사에 비해서 더 일찍 바이러스를 감지할 수 있고 종종 전염력이 생기기 전이나 사라진 뒤에도 바이러스 감염을 찾아낸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는 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에 관해 밝힌다.
이와 함께 잉글랜드에선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일랜드도 이날 입국 전 검사를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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