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찾는 캄보디아 "내전 모든 요소 나타나…상황 호전 목적"
외교장관 '군정 인정' 비판 반박…"폭력중단 아세안 합의 사항에 중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이번 주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함께 쿠데타군사정권이 들어선 미얀마를 찾는 쁘락 소콘 외교장관은 이번 방문이 군정 정당화가 아니라 평화적 해법 마련을 위한 길을 닦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소콘 외교장관이 지난 3일 싱가포르의 싱크탱크인 동남아연구소(ISEAS) 산하 유소프 이샥 연구소 주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5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소콘 장관은 "미얀마 내 정치 및 안보 위기가 깊어지면서 경제적·인도적 그리고 보건 분야 위기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얀마에는 내전의 모든 요소가 지금 상정돼 있다고 본다"며 "두 개의 정부가 있고, 몇 개의 군대가 있으며, 시민들은 시민불복종 운동을 벌이고 있고, 전역에서 게릴라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소콘 장관은 훈센 총리의 미얀마 방문이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을 정당화할 것이라는 비판을 반박하고, "캄보디아의 당면한 관심은 미얀마 내 상황을 나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평화 로드맵과 지난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 간에 합의된 즉각적 폭력중단을 포함한 5개 합의사항에 캄보디아의 노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콘 장관은 또 "모든 이해 당사자들 사이의 폭넓은 대화와 정치적 신뢰를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진전을 위한 길을 닦는 데 목적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는 7∼8일 미얀마를 방문,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을 만난다.
해외 정상이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소콘 장관은 훈센 총리에 의해 아세안의 미얀마 특사로 내정돼 방문에 동행한다.
훈센 총리는 아세안이 쿠데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5개 합의사항 미준수를 이유로 흘라잉 사령관을 배제한 것을 비판하고, 앞으로 그를 아세안 행사에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거듭 밝혔다.
이 때문에 그의 미얀마 방문을 놓고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군정을 인정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문민정부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뒤 1년 가까이 반군부 세력을 유혈 탄압해오고 있다.
미얀마 상황을 감시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폭력으로 인해 1천400명 이상이 숨지고 1만1천3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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