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코로나 재확산 위기…크루즈선 조기 귀환 명령
항공사 직원발 오미크론 변이 지역사회 전파에 비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처하면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5일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위해 유람선 '스펙트럼 오브 더 시'에 대해 예정을 앞당겨 이날 오전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공해상에 머물다 돌아오는 '아무 데도 가지 않는 크루즈'에 나섰던 이 유람선은 오는 6일 귀환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8시 홍콩 카이탁 크루즈터미널로 돌아왔다.
이 배에는 승객 2천500명과 승무원 1천200명이 탑승해있다.
당국은 승객 중 9명이 지역사회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것으로 조사돼 이들을 선상에서 격리 조치했으며, 탑승자 전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에서는 지난달 말일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첫 확인됐다.
미국 비행을 마치고 귀국한 항공기 승무원 1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상태에서 자택 격리 규정을 위반하고 외부 식당에 갔다가 자신의 부친과 다른 테이블의 손님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에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된 것은 두달여 만에 처음이다.
당국은 "조사 결과 해당 승무원은 식당에서 식사 도중 두통과 설사 증세를 보였다"며 "이는 그가 1시간반 식사를 하는 동안 바이러스를 뿜어냈고 그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테이블 간 칸막이의 틈을 파고들고 공기가 정체된 식당 코너들에 바이러스들이 가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2일 미국에서 귀국한 또 다른 항공기 승무원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유람선 '스펙트럼 오브 더 시' 탑승객 중에는 이 승무원에 의해 전염된 이를 포함해 다른 오미크론 변이 환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홍콩에서는 현재까지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환자가 114명 보고됐다.
홍콩에서는 또한 전날 두달여 만에 처음으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감염 사례도 나왔다.
당국은 전날 밤 주거지 3곳을 봉쇄하고 주민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은 다음 달 24일부터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공공시설에서 식당과 학교, 도서관, 박물관, 극장 등지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날 발표했다.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다만 학생들을 의무 접종 대상에서 면제할지 등 세부 사항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람 장관은 최근 오미크론 감염 사례의 증가로 인해 중국과의 격리 면제 왕래 재개 계획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홍콩 언론에서는 지난달 중국과의 접경지역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람 장관은 "(오미크론의) 영향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이는 (왕래 재개를) 좀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이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소식에 이달 중순까지 일부 백신 접종 센터는 예약이 꽉 찼다.
홍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1만5천명이었던 백신 접종자 수가 이달 들어 2만명으로 증가했다.
애초 당국은 이달 말 설 연휴를 앞두고 백신 의무화 적용 지역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요식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달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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