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말레이시아, 새해부터 곳곳 '물난리'…이재민 수만명
"지구 온난화와 산림벌채가 홍수 피해 키워"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우기에 접어든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곳곳에서 새해부터 폭우로 인한 홍수로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5일 안타라통신,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은 며칠째 쏟아진 집중 호우로 홍수가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2만4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수마트라섬 아체주의 피해가 가장 컸고, 파당, 잠비 지역 등도 물에 잠겼다.
집중 호우를 견디지 못한 강둑이 곳곳에서 터지면서 주택이 물에 잠겼고, 시민들은 최소한의 소지품만 챙겨 고지대로 대피해야 했다.
아체주 주민 무자키르는 "연간 5∼8차례 홍수를 겪지만, 이번 홍수가 가장 심각하다", 또 다른 주민 샤리푸딘은 "집에 있는데 물이 가슴까지 차올랐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17일부터 사흘간 쏟아진 폭우로 50여명이 숨지고 11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데 이어 연초부터 또다시 7개 주에서 집중호우와 만조가 겹치면서 홍수로 이어졌다.
말레이시아 시민들은 홍수 조기경보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고, 복구 작업마저 더디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홍수 피해가 심각한 조호르주의 한 마을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재건을 약속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환경단체들은 지구온난화와 산림벌채가 홍수피해를 키우고 있다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구 온난화로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 더 많은 수분이 증발해 지역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환경운동단체 '왈리'는 "수마트라섬에 돈 되는 팜유 농장을 만든다고 천연림을 대규모로 벌채하는 바람에 홍수가 더 심해졌다"며 "산에 나무가 있어야 빗물이 강으로 흘러드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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