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직후 의회 난입까지 페북에 비판글 하루 1만건"

입력 2022-01-05 01:27
"바이든 당선 직후 의회 난입까지 페북에 비판글 하루 1만건"

WP 분석…"트럼프 선거사기 주장 확산 기지로 활용"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에서 지난 2020년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작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까지 페이스북이 사실상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비판하는 글의 '진원 노릇'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프로 퍼블리카'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이 기간에 바이든 대통령 당선의 정당성을 공격하는 페이스북 글이 최소 65만건 게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0만개 그룹의 게시글을 분석, 미국 정치 문제를 언급한 2만7천개 그룹을 분류한 뒤 해당 시기 선거 결과를 공격하는 특정 단어를 포함한 1천800만건 이상의 글을 도출했다.

WP에 따르면 이 가운데 최소 65만건이 직접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비판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처형이나 정치적 폭력 행위 등을 선동하기도 했다.

하루 평균 1만건에 달하는 이 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뒷받침하고 이를 확산하는 기지로 활용됐다고 WP는 지적했다.

실제 의회 난입 한 달 전에 쓰여진 어느 글은 '내전은 불가피한 것처럼 보인다'고 폭동을 조장했고, 선거 열흘 뒤 한 글은 '우리는 지옥처럼 싸울 것이다. 우리는 나라를 구하고 배신자들을 쏠 것이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글은 남북 전쟁 당시 교수형 된 수십명의 그림을 게시하기도 했고, 또 다른 글은 민주당과 공화당 특정 인사들의 처형을 적시했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그간 의회 난입 사태에서 페북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고 한정하며, 내부 조사 요구 등에 일관되게 응하지 않아 왔다.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 미국 정치 상황이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페이스북 내부적으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글들을 삭제하는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11월 3일 선거일 직전 해당 태스크포스는 해체됐고, 이는 급격한 비판글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WP는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성명에서 "페이스북이 아니었다면 1월 6일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은 불합리하다"며 "전직 미국 대통령이 선거 사기 주장을 밀어붙였고, 의사당 난입 사태의 책임은 의회를 공격하고 이를 부추긴 세력들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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