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한국 가정간편식·소스류 인기…인종별 마케팅 전략은

입력 2022-01-05 06:00
수정 2022-01-05 07:19
미국서 한국 가정간편식·소스류 인기…인종별 마케팅 전략은

"한식 수용도, 히스패닉보다 백인이 더 높아"

작년 대미 식품수출액 첫 16억달러 돌파할 듯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에서 한류 열풍과 건강 중시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한국 가정간편식(HMR)과 소스류의 인기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향후 더 큰 성장세를 예상하면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식품업체들은 인종이나 민족별로 구분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5일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식품 수출 규모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16억달러(약 1조9천12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KATI는 이날 공개한 '해외시장 맞춤조사'(미국편)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식품은 크게 HMR, 소스·시즈닝류, 알로에 음료 등 3개 항목으로 나뉜다고 소개했다.

떡볶이 등 간편식과 고추장 등 소스의 인기 요인으로는 케이팝과 케이드라마 등 한류 열풍을 꼽았다.

조사팀은 특히 "미국 내 방탄소년단(BTS)의 팬층은 매우 두터워 BTS의 한식 섭취 콘텐츠가 현지에서 큰 파급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일부 한국 식품은 건강 중시 트렌드와도 맞물린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팀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소비자들은 식품과 '건강 유익성'을 중요시하게 됐는데 (한국의) 알로에 음료는 건강 기능식이면서 신선함과 간편성도 갖춰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런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인종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소재 온라인 식품 유통업체인 '크리에이시브'(Kreassive)의 전명석 부회장은 보고서 기고문을 통해 "한국 식품으로 미국에 진출하려면 크게 아시아인과 백인 시장으로 구분해 전략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룽지나 된장 등 전통 한식 제품으로는 한인 교포 시장을, 면이나 스낵류 등 보편적인 맛의 제품으로는 아시아인 시장을 주로 겨냥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민족별로 보면 중화권 소비자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서 다른 나라 제품과의 차별성을 부각할 필요가 있고, 베트남 소비자는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포장재에 모국어 표기를 병행하는 게 유리하다"고 안내했다.

이어 "인도인은 채식인 비율이 높은 점 등의 이유로 한국 식품의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백인 시장에 진출하려면 음료나 스낵류에 주력해야 한다며 "식혜나 수정과 등 정통 음료도 콘셉트를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은 히스패닉계의 경우 매운맛을 즐기는 만큼 한국 식품을 선호할 것으로 보이지만, 낮은 가구 소득을 고려하면 외려 백인 시장보다 공략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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