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지역 코로나 잠잠…북중 육로무역 재개 기대감 솔솔
동북 3성 20여일째 확진자 안 나와…소식통들 "무역 재개 징후 아직 없어"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북한 접경인 중국 동북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북중 육로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북 소식통들은 그러나 별다른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며 북중 무역이 조기에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등 중국 동북 3성에서는 20여일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헤이룽장성에서는 지난해 12월 14일 나온 확진자가 마지막이었다.
한때 하루 60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다롄(大連)이 진정되면서 랴오닝성에서도 작년 11월 28일부터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지린은 11월 10일, 19일 각각 1명이 발생한 것을 제외하고는 수개월째 잠잠하다.
북중 무역의 70%를 차지하는 단둥(丹東)이나 북중 철도교통의 요충지인 선양(瀋陽)에서는 1년여동안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여름 이후 전면 중단된 북중 육로무역이 곧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대북 무역상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당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북한은 철도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고 국경 빗장을 걸어잠갔다.
북한과 중국 당국은 작년 11월 육로무역 재개에 합의하고, 랴오닝성 세관이 북한에 운송할 물자까지 접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롄과 하얼빈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무역 재개가 백지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임하는 리진쥔(李進軍) 주북한 중국대사가 최근 북한을 떠나 중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양국 국경의 빗장이 풀리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작년 12월 22일 북한 고위직들과 이임 인사를 한 그는 이미 단둥에 들어와 3주간의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의 한 대북 무역상은 "봉쇄 조치 이후 지금까지 북중 양국의 어떤 고위직도 국경을 넘은 적이 없다"며 "리 대사가 압록강을 건넌 것은 북중의 인적, 물적 교류 측면에서 의미 있는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본 매체 요미우리는 지난 1일 북중무역 관계자를 인용, 북한과 중국이 이달 중 육로 무역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를 통해 중국의 유제품과 의약품 등 필요한 물자를 확보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내 대북 소식통들과 대북무역상들은 대체로 북중 육로무역 재개가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 대북 무역상은 "무역이 재개되려면 중국 세관에서 북한에 보낼 물자를 접수하는 데 아직 아무런 통보가 없다"며 "물리적으로 이달 재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중국과 북한은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는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지 않는다"며 "춘제는 지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소식통은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을 위해 춘제 때도 고향에 가지마라는 마당에 국경을 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코로나는 언제든 다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동북지역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북중 어느 쪽도 당장 국경을 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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