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오염수 방류 해저터널 지반 강도 "문제없다" 판단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생기는 방사능 오염수를 해저터널을 만들어 방류하려는 도쿄전력이 터널 건설 예정지의 지반 강도 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지난달 14~24일 터널 건설 예정지인 제1원전 앞바다의 400m, 700m, 1km 등 3개 지점에서 시굴(試掘) 방식의 '보링'(boring) 조사를 벌였다.
작업용 부유구조물에서 해저로 구멍을 뚫어 지반 강도를 확인하고 시료를 채취했다.
도쿄전력은 조사 대상 3개 지점 전체에서 터널 건설에 필요한 수준의 강도를 확인했다며 채취한 지질 시료를 정밀 분석하고 터널의 상세설계 및 공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봄 시작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은 오염수 방류를 위한 터널 건설 공사가 지역 주민들과 한국 등 주변국의 반발 속에서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냉각장치 고장으로 노심용융 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1~4호기에서는 유입된 빗물과 지하수, 냉각수가 원자로에 닿아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섞인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긴 오염수는 총 130만t에 육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고 원전 폐로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내년 봄부터 해양(태평양)에 방류하는 식으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이용해 정화처리한 오염수를 버리기로 작년 4월 결정했다.
그러나 오염수를 아무리 정화해도 현재 기술로는 삼중수소(트리튬)라는 방사성 물질이 남기 때문에 어민 중심인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이 해양방류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트리튬 함유 오염수를 물로 희석하면 별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트리튬 오염 농도를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하는 음료수 기준의 7분의 1 정도인 1L(리터)당 1천500베크렐(㏃) 미만으로 낮추어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할 계획이다.
이 터널은 폭발 사고가 났던 1~4호기 부지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5~6호기 부근에서 파기 시작해 어업권이 설정돼 있지 않은 약 1㎞ 떨어진 앞바다에 배출구를 두는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지난달 21일 터널을 통한 오염수 방류 계획을 인가해 달라고 감독당국인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신청했다.
터널 공사는 원자력규제위의 인가가 나오는 대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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