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보험 신상품 봇물…이자율, 일부 상품 '찔끔' 인상
하이브리드형 등 종신보험 다양…대출 증가에 신용생명보험에도 눈길
주요 보험사 저축·연금보험 공시이율 0.05∼0.20%p↑…종신은 대체로 동결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새해를 맞아 보험사들이 소비자 수요 변화에 부응하는 새로운 유형의 신상품을 선뵈며 고객 선점에 나섰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1년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보험사들은 새해 들어 보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을 소폭 인상했다.
◇ 하이브리드 종신보험, 신용생명보험 등에 눈길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체 등과 협업으로 '구독보험'을 내놓은 한화생명[088350]이 새해에는 사망 보장을 치매로 전환하고, 보장 대상을 가족으로 변경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보험 '평생동행 종신보험2201'을 내놨다.
보험료 납입기간 경과 후 계약자가 주계약 사망보장의 일부를 치매 보장으로 바꿀 수 있는 상품이다. 전환 때 보험 계약 당시의 보장 대상, 즉 피보험자를 배우자나 자녀로 선택할 수 있다.
교보생명이 새해 출시한 '(무)교보실속있는평생든든건강종신보험'은 종신보험에 건강 보장을 결합한 형태다. 사망 보험금은 물론 암, 일반적 질병(GI), 장기간병상태(LTC)까지 평생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자에게 일반적 질병이나 장기간병상태가 발생하면 사망보험금의 각각 80% 또는 100%를 미리 받는 '기본형'과 '보장강화형', 암 발병 때 사망보험금의 90%를 미리 받는 '암보장형'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아예 가입자가 보장 범위를 자유롭게 설계하는 상품도 늘고 있다. 동양생명[082640]은 가입자가 원하는 보장을 자유롭게 설계해 맞춤형 보장을 제공하는 간편심사 보험인 '(무)수호천사간편한(335)내가만드는보장보험'을 출시했다.
'(무)수호천사간편한(335)내가만드는보장보험'은 보장내용과 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는 기존 보험과 달리 가입자가 세분된 특약을 조합해 원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필요한 보장을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자가 보험회사에 알려야 하는 사항을 대폭 완화하고, 비갱신형이어서 최대 종신까지 보장해 유병자와 고령자의 보험 가입 문턱을 낮춘 점도 특징이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대출자가 중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때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보험금을 제공해 '빚의 대물림'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신용생명보험도 눈길을 끈다.
BNP파리바 카디프생명은 신용생명보험 '무배당 (e)대출안심 보장보험'의 유형을 일반보장플랜, 암보장플랜, 3대 질병 보장플랜 유형 3종으로 늘리고 온라인 상품 공급 경로도 기존의 금융 핀테크 '핀다'에 이어 금리 비교 서비스 '뱅크몰'을 추가했다.
◇ 3대 생보사, 연금보험·저축보험 공시이율 소폭 인상
각 보험사가 그 해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칠 '전략 상품'은 1년 중 1월과 4월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 반영과 공시이율이나 예정이율 변경으로 1월과 4월에는 신상품 출시가 많은 편"이라며 "그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사가 공들인 상품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에는 주요 생명보험사가 시장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저축성보험과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오랜만에 인상했다. 공시이율은 은행의 예금 이자율에 해당하는 금리로,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하고 남은 적립보험금에 적용된다.
삼성생명은 이달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0.06%포인트(p) 올려 2.36%와 2.31%로 각각 조정했다.
한화생명도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0.06%p 올려 2.37%와 2.28%로 각각 상향했다.
교보생명은 연금보험을 2.30%에서 2.35%로, 저축보험을 2.25%에서 2.45%로 각각 올렸다.
동양생명은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2.26%로 0.09%p 인상했다. NH농협생명은 종신보험의 경우 0.25%p, 저축보험은 0.05%p 상향했다.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은 대형 보험사 대부분에서 동결됐다.
지난 2년간 보험업계는 저금리를 이유로 공시이율을 묶어뒀다.
주요 보험사가 오랜만에 공시이율을 올렸지만 2020년 3분기 이후 1년 넘게 계속된 시장금리 상승 기조와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은행의 수신금리 상향에 견줘 인상폭이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료 산출에 이용되는 예정이율에는 변화가 없다.
이와 달리 보험업계는 가계대출 금리의 경우 시장금리에 맞춰 빠르게 올리고 있다.
보험사들이 새해 공시이율을 소폭이나마 올린 것은 금융사의 수신 금리와 여신 금리 차에 대한 여론과 금융당국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대체로 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11월 말 생명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 후 "필요하다면 (보험사 금리도) 모니터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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