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머스크, 인권탄압 논란 중국 신장에 첫 테슬라 대리점(종합)

입력 2022-01-04 12:09
'친중' 머스크, 인권탄압 논란 중국 신장에 첫 테슬라 대리점(종합)

작년 마지막날 우루무치서 개설…전체 생산량 절반 중국내 생산 추정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구정모 기자 =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가 소수민족 인권 탄압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족자치구 우루무치에 첫 자동차 대리점을 개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는 작년 12월 31일 회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우루무치에 테슬라 센터가 공식 오픈했다"며 "우리는 2021년의 마지막 날 신장에서 만났다. 2022년에는 신장에서 전기차 여정을 함께 시작하자"라고 공표했다.

이 게시물에는 개소식 행사와 전통 사자탈을 쓰고 춤을 추는 기념공연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이 함께 올라왔다.

이로써 테슬라는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를 합쳐 모두 30개 지역에 대리점을 운영하게 됐다.



저널은 우루무치 대리점 개설로 테슬라가 서구 기업을 곤란하게 만든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 논란에 뛰어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 지역의 위구르족 등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가두고 강제 동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를 '종족 말살'(제노사이드)로 규정한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신장 문제로 올해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정부 대표를 일절 파견하지 않겠다는 보이콧 결정을 내리고서 대(對)중국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3일엔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까지 했다.

하지만 일주일 남짓 지난 시점에 테슬라는 이 지역에서 대리점 개설 소식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보여온 친중 행보를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테슬라의 중국 시장 진출 역사 자체가 최근 날로 악화하는 미중 관계의 흐름을 역행해왔다는 시각도 나온다.

머스크는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에 상하이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짓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중국 당국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상하이 공장을 초고속으로 짓고 2020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해 생산한 전체 차량 중 절반 이상이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중국 내 사업 비중이 높다. 테슬라는 중국 내 생산시설을 100% 소유한 첫 외국 자동차 제조사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 타임스는 지난해 11월 3일 논평에서 테슬라의 중국 사업 성공을 두고 "미중 간 긴밀한 사업 협력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중국 당국을 칭찬하는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해 3월 중국 중앙방송(CCTV)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래는 위대할 것이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으로서 크게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해 7월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이 이룬 경제적 번영은 정말 놀랍다"며 칭송하는 트윗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머스크가 이후에도 중국 띄워주기 발언을 이어가자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아첨하는 태도(flattery mode)"를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테슬라가 중국에서 환영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당장 테슬라가 우루무치 대리점을 연 날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기차 20만대의 리콜 명령을 받았다.

또 지난해 안보 우려로 군부대와 정부 건물 내에서 테슬라 차량의 주차가 금지되고, 중국인 차주의 시위로 테슬라 차량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이 악화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 당국과 민족주의 성향 소비자들은 신장 인권탄압을 문제 삼는 서방 기업에 대해 '복수'로 맞불을 놓고 있다.

월마트 계열 회원제 마트인 샘스클럽이 신장에서 만든 상품을 배제했다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표적이 됐고, 반도체 회사 인텔은 협력사들에 '신장 지역 제품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가 중국 내 비판에 휩싸이자 사과 성명을 냈다.

그러나 테슬라 외에 독일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도 우루무치 공장을 닫으라는 서방 인권단체와 정치인들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있다고 WSJ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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