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중·영·프 5개국 정상, 핵전쟁 방지 공동성명(종합)

입력 2022-01-03 23:46
수정 2022-01-04 00:24
미·러·중·영·프 5개국 정상, 핵전쟁 방지 공동성명(종합)

"핵전쟁 방지·전략적 위험 완화는 핵보유국들의 우선적 책임"

"핵전쟁엔 승자 없어…핵무기 추가적 확산 예방해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 정상들이 3일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금지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핵무기 보유국 간의 전쟁 방지와 전략적 위험 저하를 우리의 우선적 책임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이어 "핵전쟁에서는 승자가 있을 수 없으며, 핵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된다는 점을 선언한다"면서 "핵무기 사용은 장기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동안 그것들이 공격을 억지하고 전쟁을 예방하는 방어적 목적에 사용돼야 한다는 점도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러한 무기(핵무기)의 추가적 확산은 예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우리는 핵위협 대응의 중요성을 확인하며, 우리들의 비확산, 군비 철폐·통제 분야의 양자·다자 협정과 의무 유지 및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상의 의무에 대한 헌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국제 핵확산 억제 논의의 주된 통로인 NPT 재검토 회의가 재차 연기된 가운데 나왔다. 이 회의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몇 차례 연기된 끝에 오는 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전 세계적인 확산 등에 따라 유엔은 지난달 27일 회의 연기 권고 서신을 관계 당사국에 발송한 바 있다.

성명은 "우리 각자는 승인되지 않았거나 의도하지 않은 핵무기 사용 예방을 위한 국가적 조치를 유지하고 더 강화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다시금 우리가 이전에 한 (핵무기) '비조준'에 관한 성명의 유효성을 선언하며, 우리의 핵무기가 상대방이나 다른 국가들을 겨냥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고 천명했다.



정상들은 "우리는 핵무기없는 세계 건설이란 최종 목적을 지향하는, 군비철폐 분야의 (협상)진전에 유리한 안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모든 국가와 협력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강조한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우리는 앞으로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며,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이고,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고 모두에게 위협이 되는 군비경쟁을 예방하기 위한 양자 및 다자간 외교적 접근 모색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호 존중, 안보 분야의 상호 이익과 우려 인정에 근거한 건설적 대화를 추진하려는 충분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핵보유 5개국의 공동성명은 또한 우크라이나 위기로 러시아와 서방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발표됐다.

오는 10일 전략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미러 간 협상과 뒤이어 열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협상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동성명 뒤 "현재의 어려운 국제안보 환경에서 (공동성명과 같은) 정치적 성명 승인이 국제적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는 세계 주요 핵강국들 간의 정상회의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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