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TSMC 공장 건립 지역 기술학교에 반도체 교육과정 신설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뒤처진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일본이 기술학교를 활용한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선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반도체 국내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고등전문학교에서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정책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고등전문학교는 중학교 졸업 후에 진학하는 5년제 교육기관으로, 한국의 직업계 고등학교와 전문대 과정을 합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 과목 외에 기계, 전자, 화학 등의 전문과목을 교육과정으로 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반도체에 특화한 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올해부터 규슈(九州) 지역의 8개 고등전문학교에 반도체 제조·개발에 관한 교육과정을 신설해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이끌 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규슈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정부 지원을 받아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구마모토현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TSMC는 올해 착공하는 구마모토 공장에서 2024년 말부터 22∼28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구마모토를 비롯해 후쿠오카, 나가사키, 오이타, 미야자키, 가고시마 등 규슈 지방을 이루는 6개 광역지역(縣)의 8개 고등전문학교에 반도체 과정을 설치해 반도체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거점으로 만들 방침이다.
반도체 특화 지식과 기술에 초점이 맞춰질 신설 과정의 구체적인 교육 내용은 문부과학성 등 교육 당국과 장래에 해당 인력을 활용할 반도체 개발·제조 관련 기업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전성기인 1980년대에 세계 반도체 수요의 50% 정도를 공급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던 일본은 현재 국내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기반이 약화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디지털화 진전과 미중 간 대립 등의 여파로 반도체 부족 및 공급망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한 작년부터 취약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parks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