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 대주교 친환경 장례로 떠난다…"화장 대신 수분해장"

입력 2022-01-02 16:49
투투 대주교 친환경 장례로 떠난다…"화장 대신 수분해장"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고(故)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의 장례가 일반 화장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水)분해장'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AFP 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아파르트헤이트(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투투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고인은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도록 당부했고, 특히 저렴한 관을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화장 방식을 쓰도록 요청했다는 게 AFP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의 시신은 소박한 소나무 관에 안치된 채 지난달 30∼31일 일반 참배객의 조문을 받았고, 1일 장례식 후 수분해장을 거쳐 성당 안쪽 제단 부근에 안장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인 화장이 불과 고열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수분해장은 강(强) 알칼리용액(pH12 이상)과 물이 담긴 고압 금속 실린더에 시신을 3∼4시간 안치하고 150℃가량의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뼈를 제외한 시신은 모두 녹아 액체가 되고 유골만 남는다. 수습된 유골은 분쇄 후 유골함에 담겨 유가족에게 전달된다.

이 방식은 1990년대 초 실험 등에 사용된 동물 사체 처리를 위해 도입됐다. 2000년대 미국 의과대학들이 기증된 시신들의 장례를 위해 사용하다 일반 장례 업계에서도 쓰이게 됐다.

AFP에 따르면 수분해장 찬성론자들은 이를 에너지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적인 방식이라고 평가한다. 다만 아직 일부 국가에서만 허용된 상태이며, 남아공에서는 이를 관할하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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