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 에너지소비·탄소배출 감축 고삐
2020년 수준보다 15%·18%씩 감축 지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국영기업에 에너지소비와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는 지난달 30일 통지문에서 국영기업에 2025년까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을 생산규모 1만위안(약 187만원) 당 2020년 수준보다 각각 15%와 18%씩 감축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비중을 50% 이상 늘리고, 신흥산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따른 매출이 전체 매출의 30%보다 낮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국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가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서는 저탄소 녹색 성장이 최우선 국정 기조 중 하나로 부상했다.
국자위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기 위해 국영기업들은 생산규모 1만위안 당 탄소배출을 2005년 수준의 65% 이상 감축함으로써 저탄소 전환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저탄소 순환 발전을 위한 산업 시스템과 국영기업들을 위한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완전히 구축해야한다고 밝혔다.
국자위는 철강, 항공, 통신, 발전, 탄광, 원자력 등 전력 소비가 많고 자산이 방대한 97개 국영기업을 관리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자 에너지 소비국으로, 전력 생산의 60% 가까이를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그중 국영기업이 중국 에너지 분야 탄소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핀란드 환경연구소 CREA에 따르면 중국은 물론, 세계 최대 탄소 배출 업체 바오우철강은 2020년 파키스탄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했다. 또 같은 해 중국석유화공그룹은 캐나다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많은 기여를 했다.
국자위는 "국영기업은 국가안보와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동시에 탄소 배출의 핵심 업체들"이라며 "그들은 탄소 정점과 탄소 중립을 촉진하기 위해 실질적이고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저탄소 정책으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를 고민해야한다.
이에 대해 린보창(林伯强) 중국에너지정책연구원장은 SCMP에 "탄소 중립 목표 실현을 지원하라는 중국 정부의 압력이 강하지만 국영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수익성 압박이 덜하고 전략적 결정을 할 때 장기적 비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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