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3월 금리인상설 '솔솔'…시장 전망 확률 56%로 올라
페드워치 한달전 전망보다 확률 배로 급등…6월 인상은 100%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새해를 맞이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봄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를 마무리하고서 상황을 지켜본 뒤 올 여름께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 시계가 한층 더 빨라지는 쪽으로 시장의 무게중심이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현재 56.5%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 예측 당시의 25.2%에서 두 배 이상으로 오른 것이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FF) 선물의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서비스다.
3월은 연준의 테이퍼링이 완료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전엔 연준이 3월 테이퍼링을 마무리해 비(非)전통적 통화정책인 양적완화를 끝내고 6월쯤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현재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6월 FOMC 때 인상할 확률은 100%였다. 한 달 전 예측(67.6%) 당시 인상 가능성이 상당했다면 이제 6월 인상은 기정사실이 된 셈이다.
이는 미국에서 물가 불안이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확연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FOMC가 끝난 후인 23일 발표된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5.7%로, 1982년 7월 이후 39년여 만에 최고였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7% 올라 1983년 9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PCE는 연준이 금리 정책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물가 지표로, 작년 3월부터 3%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오다 10월에 4.2%, 11월 4.7%로 상승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0%의 두 배 이상 높다.
올해는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낫지만, 물가 불안은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올해 연간 근원 PCE 상승률 전망치 자체도 2.7%로, 물가 목표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연준이 너무 낮게 잡은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고 경제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할지라도 인플레이션이 2%대로 떨어지려면 물가가 급격하게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예상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며 물가가 계속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미국 고용시장은 상당히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30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8천건으로 집계됐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2월 첫째 주 18만8천건으로 1969년 이후 최저치를 찍는 등 지난달 말부터 호조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사태 직전 평균 22만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팬데믹 이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그동안 고용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해온 점을 감안하면 연준이 과감하게 금리 인상에 나설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위험성이 델타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는 점도 연준의 금리 인상 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이 매우 높은 반면 증상의 심각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를 전제로 오미크론 변이가 더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 기존의 다른 변이를 대체한다면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랫동안 팬데믹 종식이야말로 경제를 안정시키는 확실한 방안이라고 말해 왔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