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건강] 한겨울 집에서 스마트폰만 보는 당신 '거북목 주의보'
서울대병원 김치헌 교수 "자세 교정부터 시작…스트레칭·전신 운동 필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강추위까지 겹치면서 실내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에 종일 몰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집안에 오래 머무르면서 눈 높이에 맞지 않는 모니터를 사용하거나 소파에 널브러져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 목과 척추에 부담이 가기 십상이다.
이처럼 부적절한 자세와 운동 부족은 흔히 '거북목'이라고 부르는 목뼈의 변형과 함께 '거북목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거북목증후군은 애초 C자형 커브를 이루고 있는 목뼈 형태가 일자형으로 변형됐다가 이 상황이 더 악화해 목이 아예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으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통칭하는 용어다. 머리를 앞으로 빼고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거나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한다.
김치헌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1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 머리를 앞으로 숙이는데, 이때 목뼈와 근육은 머리를 들기 위해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된다"며 "목을 30도 굽히면 목과 근육에 걸리는 부하가 4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대개 머리 무게의 중심은 귓구멍 정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머리가 이 중심을 벗어나 1㎝ 앞으로 나오면 목뼈와 근육이 지탱해야 하는 무게는 2∼3㎏ 추가된다.
머리를 거북이처럼 5㎝ 앞으로 쭉 빼고 있으면 목뼈와 근육에 부담이 최고 15㎏만큼 더해지는 셈이다.
김 교수는 "목이 앞으로 굽은 자세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 경추 디스크의 압력이 증가하고, 근육의 피로와 디스크의 기능 저하가 겹치면서 목이 점점 C자 형태를 잃고 급기야 앞으로 굽어 변형될 수 있다"며 "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능적 문제와 통증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통증이 심해지는 건 물론이고 목과 척추의 변형으로 인한 신경 압박, 팔·다리 힘 빠짐,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나면서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평소에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르게 하고 틈틈이 스트레칭해 근육의 피로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자세를 바르게 할 때는 귀와 어깨를 같은 선상에 놓는다는 느낌으로 턱을 살짝 당기는 게 거북목을 교정하는 데 좋다. 보통 '턱을 당기라'고 하면 턱을 밑으로 숙이는 경우가 많은데, 턱 끝은 똑바로 유지한 채 수평으로 당기는 게 중요하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 상단과 눈높이가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는 누군가 정수리 부위에서 머리를 잡아당기고 있다는 느낌으로 등과 허리를 쭉 펴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김 교수는 "움츠리는 자세가 아닌 가슴을 펴고 목을 세우는 자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스마트폰을 바른 자세로 보고, 컴퓨터 모니터를 눈높이와 맞추는 정도만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평소 습관을 개선해 자세를 교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근육의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달리기와 빨리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전신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에도 가슴과 어깨를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때 고개를 숙이지 말고 정면보다 약간 위를 바라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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