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악재 속 '1월 효과·대선 이벤트'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지난해 국내 증시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로 뜨거웠다.
코스피는 페장일인 지난해 12월 30일 2,977로 마쳐 한 해 3.6%보다 상승했다.
백신 보급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하던 지난해 7월만 해도 투자심리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코스피는 '3,305'로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증시 새 역사를 연 데는 개인이 일등 공신이었다.
지난해 개인은 역대 최대인 66조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조원과 39조원어치 순매도한 물량을 받아낸 것이다.
최근 2년간 외국인과 기관은 고점에서 차익시현에 나서 114조3천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개인은 113조4천억원어치를 고스란히 순매수했다.
코스피뿐 아니라 작년 한 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시장에 유동성이 대거 풀리면서 각국 증시를 고점으로 올려놨다. 오히려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중 18위에 그쳤다.
2일 증권가는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국내 증시가 고점을 높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외국인의 이탈이 이어질지 우려가 큰 상황에서 개인의 매수 탄력이 다소 둔화한 데다 코스피가 ▲ 2019년 말 2,197 ▲ 2020년 말 2,873 ▲ 지난해 말 2,977 등으로 3년 연속 올라 피로감이 쌓여 있다는 점은 추가 상승 기대감을 낮춘다.
실제 증시 참여자들 사이에서 연초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통상 연말에 시장을 억누른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개인의 매도 물량이 연초에 다시 유입되면서 새해 첫 달인 1월에 증시가 오르는 '1월 효과' 기대감이 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진정에 따른 외국인 수급 여건 개선, 미국 소비 경기 호조,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 기대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1월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증시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오는 3일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국내 증시 개장식에 여야 대통령 후보가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선 이벤트는 지수 방향성에 우호적이어서 과거 코스피는 대선 2개월 전부터 절대, 상대 수익률이 올랐다"며 "여야 정책이 구체화하는 1월부터 본격 대선 영향권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각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유동성 회수와 경기와 기업 이익 감소 우려는 투자심리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과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속화 등 경기와 정책 관련 요인이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고 이익 모멘텀도 약해지고 있다"며 1월 국내 증시가 횡보장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증시 하방 압력은 각국 부양책이 회수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하고 상방 압력은 1월 효과"라며 "1월에 증시가 횡보에 머물 수 있으나 업종별로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로 한국투자증권은 2,900∼3,100, KB증권은 2,870∼3,110, 키움증권 2,950∼3,150, 신한금융투자 2,900∼3,150 등을 각각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은 다음과 같다.
▲3일(월) = 오전 10시 국내 증시 개장. 영국과 일본 휴장.
▲4일(화) = 차이신 중국 PMI 제조업
▲5일(수) = 미국 ISM 제조업지수
▲7일(금) = 미국 실업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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