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위험, 미리 알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유방암,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BRCA1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이 실제로 난소암이 발생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난소암은 유방암, 자궁경부암과는 달리 신뢰할만한 검사법이 없다. 더군다나 하복부의 불편감과 통증, 소화 장애 등 증상마저 모호해 조기 진단이 어렵다. 따라서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5년 생존율은 30~40%에 불과하다.
미국 세다스-시나이(Cedars-Sinai) 병원 재생의학 연구소(Regenerative Medicine Institute)의 클리브 스벤센 박사 연구팀은 난소암 위험을 높이는 BRCA1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발병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UPI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난소암 유병률은 2%미만이지만 BRCA1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은 난소암 발병률이 35~70%로 매우 높다. 그래서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밝혀진 여성은 난소암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미리 난소 절제 수술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BRCA1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혈액세포를 유도만능 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로 환원해 만든 난소의 나팔관 오가노이드(Fallopian tube organoid)를 보면 난소암의 '씨'(seed)가 심어져 있는지 아닌지를 미리 알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오가노이드란 실제 장기와 같은 구조, 세포 구성, 기능을 지닌 3차원적 조직의 작은 덩어리를 말한다.
연구팀은 BRCA1 변이유전자를 지닌 난소암 환자와 이 변이유전자가 없는 건강한 여성의 혈액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원시 세포인 유도만능 줄기세포로 되돌린 다음 이를 배양해 난소의 나팔관 내피조직 오가노이드로 분화시켰다.
그리고 BRCA1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과 없는 여성의 나팔관 조직 오가노이드가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놀랍게도 이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에게서만 암 발생과 일치하는 여러 가지 세포 병변(cellular pathologies)이 발견됐다.
특히 공격적인 성격의 난소암 환자의 나팔관 조직 오가노이드는 암 병변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나팔관 조직 오가노이드는 크기만 작다 뿐이지 실제 나팔관 조직과 똑 같은 '쌍둥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나팔관 조직 오가노이드는 이처럼 난소암 발병 확인만이 아니라 난소암 치료제의 효과를 실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치료제를 실험하는 경우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면 환자에게 직접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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