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에게해를 건너는 난민들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와 그리스 사이 동지중해는 에게해(Aegean Sea)로 불립니다.
'에게'라는 이름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 테세우스의 아버지인 아이게우스 왕에게서 따왔습니다.
테세우스가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퇴치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착각한 아이게우스 왕이 몸을 던진 바다라는 의미입니다.
아들을 잃은 아이게우스 왕의 절망이 녹아든 때문일까요? 오늘날 에게해는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떠난 난민들에게 절망의 바다가 됐습니다.
시리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에서 출발한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는 복지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와 독일 등입니다.
대부분 이슬람권 출신인 난민들은 유럽연합(EU) 접경국이자 이슬람국가인 터키를 경유지로 삼습니다.
터키에 도착한 후에는 북서부 에디르네 지방을 통해 육로로 EU 회원국인 그리스·불가리아에 입국하거나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 해안에 상륙하는 루트를 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가 고무보트 등에 의지해 에게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거나,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돼 본국으로 송환되는 처지에 놓입니다.
터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2019년 한 해에만 보트 등 소형 선박을 이용해 에게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려던 이주민 5만5천806명이 검거됐습니다.
올해도 에게해를 건너려는 이주민의 수는 줄지 않았습니다.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에게해에서 검거된 이주민의 수만 991명에 달합니다.
에게해에서 목숨을 잃은 난민의 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인권단체들은 한 해에 적어도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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