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왜 맞아"…이탈리아 강성 접종거부자 코로나 감염 사망

입력 2021-12-29 18:39
"백신 왜 맞아"…이탈리아 강성 접종거부자 코로나 감염 사망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존재를 부인하며 백신 접종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탈리아 6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성 안티 백서'로 이름이 알려진 마우리치오 부라티(61)가 전날 밤 북부 도시 베로나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수 주간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자동차 수리공인 부라티는 한 지역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출연해 '엽기적인' 경험담과 함께 백신의 무용성을 주장해 유명해진 인물이다.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고 열이 38도까지 올랐는데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슈퍼마켓을 돌아다녔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도 '코로나19는 존재하지 않는다', '백신은 불필요하다'라는 기존 시각을 바꾸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애초 병원조차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폐렴 진단을 받고서야 입원에 동의했을 정도다.

현지에서는 부라티의 사례가 역으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입증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비데 파렌초라는 이름의 라디오 방송 진행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부라티의 죽음이 여전히 백신 효능을 의심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인구 5천930만 명인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백신 접종율이 최상위권에 속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27일 현재 12세 이상 인구의 88.7%가 한차례 이상 백신을 맞았다. 다만, 560만 명은 여전히 접종하지 않은 취약 인구로 남아있다.

보건당국은 이들 대다수가 백신의 효능을 믿지 않거나 접종 후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고 설득력 있는 접종 유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28일 기준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7만8천313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도 202명으로 7개월 만에 200명 선을 넘어섰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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