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극우 의원 또 막말…"콴자는 사이코패스가 만든 가짜 종교"
'트럼프 추종자' 공화 그린 의원,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축제 비하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거침없는 언행'으로 숱한 물의를 일으켰던 미국 공화당의 극우 하원의원이 이번엔 흑인들의 문화 축제 '콴자'(Kwanzaa)를 가짜 종교라고 비하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콴자'를 "사이코패스가 만든 가짜 종교"라는 글을 올렸다.
그린 의원은 공화당을 지지하는 대학생 정치 조직인 공화당 대학전국위원회(CRNC)가 트위터에 올린 '해피 콴자'라는 글을 올린 뒤 "그만하라"며 그같이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CRNC의 트윗을 겨냥해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게 아니라 유권자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66년에 시작된 콴자는 기독교의 성탄절이나 유대교 전통 명절인 하누카처럼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아프리카 뿌리를 축하하고자 연말에 7일 동안 벌이는 문화 축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dpa통신도 28일(현지시간) 그린의 트윗을 전하며 콴자는 종교가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위한 문화 축제이자 휴일이라고 반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지난 26일 트위터에 "이번 주 콴자를 축하하는 모두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직접 올린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에 '해피 콴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CRNC는 그린 의원의 글을 직접적으로 반박하진 않았지만, 다른 보수 단체들의 콴자 축하 트윗을 리트윗하는 것으로 대응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dpa는 "일부 공화당 단체는 흑인과 유대인, 라틴계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회의적인 그룹에 다가가려 이들에게 개인의 신념과 번영 같은 공화당의 가치를 강조한다"며 "하지만 그린 같은 강경 백인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그러한 손짓이 공화당 유권자 기반에 대한 메시지를 약화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추종자인 그린 의원은 9·11 테러 음모론, 작년 대선 부정선거론을 옹호하는 등 과격한 언행으로 올 초 하원 상임위에서 퇴출당한 인사다.
바이든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정책을 '나치 돌격대'에 비유하거나 마스크 착용 지침을 '홀로코스트' 참사에 비교해 논란을 일으켰다.
백신이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보건당국이 승인해선 안 된다는 등 잘못된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 등으로 수 차례 트위터 계정 정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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