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연구환경 악화…국내연구자 ⅔ "성과 감소"
가사, 비대면 강의 준비, 육아 등 늘어나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국내 연구자의 약 3분의 2가 연구 성과가 줄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연구재단이 국내 연구자들 상대 설문조사를 거쳐 최근 내놓은 '코로나19가 연구자들에게 미치는 불평등한 영향력' 리포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49.7%(944명)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연구 성과가 '감소'했다고 답했으며 16.5%(314명)은 연구 성과가 '매우 감소'했다고 말했다.
연구재단은 한국연구자정보에 등록된 인문·사회, 자연과학·공학, 의약학 분야 국내 연구자 1천90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연구 활동, 정신 건강 상태 등을 이메일로 설문해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놨다.
예전 수준과 비슷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응답자는 27.1%(515명)였으며 성과가 개선됐다는 응답자는 6.8%(128명)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중복응답 가능)에는 논문 제출(853명), 논문 심사(823명), 주저자 논문 작성(747명), 연구과제 제안서 작성(736명), 자료 분석(725명) 등이 많이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연구 외에 증가한 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중복응답 가능)에는 집안일(957명)이 가장 많았고, 강의준비·강의활동(799명), 18세 미만 자녀 육아(717명)가 그 다음이었다.
응답자의 48.4%(920명)는 코로나19 이후 정신건강 상태가 '악화'했다고 답했으며 '매우 악화'했다는 응답자도 9.2%(175명)에 달했다.
정신건강 상태가 좋아졌거나 매우 좋아졌다고 말한 연구자는 각각 10.7%(204명), 2.2%(42명)에 불과했다.
연구재단은 "연구자 특성과 학문 분야별로 연구 활동 성과 인식에 차이가 있었다며 "의약학을 제외한 모든 연구 분야에서 남성 연구자보다 여성 연구자가 연구 성과 감소 인식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재단은 "코로나19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을 상쇄하기 위해 미성년 아이를 돌보는 연구자에게 승진 또는 정년 보장 심사를 유예할 수 있는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자 심리 상담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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