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로힝야 난민 선박, 인도네시아 앞바다서 또 'SOS'
말레이 "더는 난민 못 받아"…인니는 여러 번 상륙 허용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난민 120명이 탑승한 선박이 인도네시아 앞바다에 표류 중이라며 인권단체가 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
28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지부는 로힝야족 난민 선박이 수마트라섬 최북단 아체주 앞바다에 표류 중이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날 구조를 촉구했다.
앰네스티는 "표류 중인 난민선박 정보를 아체 어민들로부터 받았다"며 "그들은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바다에 있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로힝야족 난민에는 여성과 어린이가 포함돼 있고, 건강 상태가 심각할 것이라며 당장 이들의 생명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앰네스티는 "만약 이들을 구조하지 않고 공해(公海)로 밀어낸다면 국제사회에서 인도네시아 평판은 나빠질 것"이라며 인도네시아가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임을 상기시켰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아체주 앞바다의 로힝야족 난민 선박이 지난 26일 포착됐다며 이들의 구조를 위해 인도네시아 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의 로힝야족 70여만 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해 난민촌에 모여 산다.
이들은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에 가는 것을 목표로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배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항해 중 선박에 문제가 생겨 표류하거나, 말레이시아가 코로나 사태로 밀입국 차단을 위해 해안 경비를 대폭 강화하면서 수개월씩 바다를 떠도는 사례가 속출했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20만명 이상의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며 더는 못 받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인도네시아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여러 차례 '인류애적' 차원으로 로힝야족 난민선을 받아줬다.
인도네시아 아체주 어부들은 작년 6월 25일 로힝야족 난민선이 침몰하는 것으로 보이자 99명을 구조해 육지로 데려왔다.
작년 9월 7일에는 로힝야족 여성 181명, 남성 102명, 어린이 14명 등 총 297명을 태운 난민선이 아체주 우종 블랑 해변에 상륙했다.
올해 6월 4일에는 생존자 81명을 태운 로힝야족 난민선이 아체주 이다만섬 앞바다에 나타나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구명보트 등을 동원해 난민들의 상륙을 허용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유엔난민기구와 함께 아체주에 난민캠프를 만들어줬지만, 그동안 로힝야족 난민 70% 이상이 말레이시아 밀입국 재시도 등을 위해 종적을 감췄다.
인력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난민들의 자국 내 경제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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