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낙태 합법화한 '로 vs. 웨이드' 판결 이끈 변호사 별세

입력 2021-12-27 18:07
수정 2021-12-27 21:44
미국 낙태 합법화한 '로 vs. 웨이드' 판결 이끈 변호사 별세

세라 웨딩턴…"여성 낙태권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 이끌어"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에서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인정한 기념비적인 판결인 '로 대(對) 웨이드'를 이끈 변호사 세라 웨딩턴이 별세했다. 향년 76세.

2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웨딩턴이 이날 아침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고인의 동료이자 제자였던 수전 헤이스를 통해 밝혔다.

유족 측은 고인이 최근 건강상 문제를 앓아왔다고 덧붙였다.

1945년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태어난 고인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 진학해 법학을 전공했고 졸업한 이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고인은 로 대 웨이드 사건으로 유명하다.

이 소송은 텍사스에 살던 임신부 노마 맥코비(가명 제인 로)가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법에 맞서 댈러스 카운티 검사장 헨리 웨이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1973년 대법원은 7 대 2로 낙태금지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이는 미국에서 여성의 낙태권이 확립되는 계기가 됐다.

고인은 앞서 1972년 텍사스주 하원에서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 동료 의원이었던 케이 베일리 허치슨과 함께 성폭력 피해자 보호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1977년엔 의회에서 물러나 미 농무부에서 법률고문으로 재직했으며, 1978∼1981년에는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여성 문제와 관련한 고문을 맡았다.

고인은 모교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28년간 법학을 가르쳤다.

이날 고인의 별세 소식은 미국 사회가 낙태권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해졌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 시절 6대 3의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된터라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텍사스주의 낙태 제한법을 막아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기각했다.

또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는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한 위헌 여부를 가리는 심리도 진행 중이다.

이 결정은 내년 6월께 나올 것으로 전망되며, 대법원의 인적 구성상 합헌 결정에 무게가 실린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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