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올해 '절대 빈곤' 1억명 늘어…1.9달러로 하루살이"
세계은행 분석…"억만장자 자산은 최대폭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해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지구촌 인구가 1억명 정도 불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세계은행(WB)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WB는 지난 6월 발표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해 9천700만여명이 절대 빈곤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절대 빈곤이란 하루 1.9달러(약 2천300원)보다도 적은 돈으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없었다면 올해 절대 빈곤 인구가 6억1천300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 절대 빈곤 인구는 7억1천100만여명으로 추산됐다.
WB는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여파로 불어난 절대 빈곤 인구를 9천700만명으로 추산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는 지난 20년간 전년보다 절대 빈곤 인구가 처음으로 늘어난 해였다.
절대 빈곤 인구는 2015년 7억4천400만명을 기록한 후 2019년까지 매년 2천∼3천만명 가량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난해 이런 추세가 처음으로 반전돼 7억3천200만명을 기록해 다시 2015년에 근접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WB 관계자는 "우리는 쓰나미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개발도상국에 (경제적 충격이) 닥칠지 여부가 아니라, 언제 닥치는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직장을 잃고 시골로 떠밀려난 프라딥·디팔리 로이 부부는 "무엇보다도 식량이 제일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임산부인 디팔리는 배급받는 한 끼를 제외하고 끼니를 마련할 수 없다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냥 앉아서 식량이 오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시에서 왔다는 이유로 인근 농부들에게도 배척받자 부부는 작은 사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담보로 맡길 자산이 없어 곤란을 겪었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이같이 빈곤이 심화한 지난해에도 최상위 부유층의 자산은 오히려 늘었다면서 대유행 기간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달 7일 세계 불평등 연구소(World Inequality Lab)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 증가 폭이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비정부기구(NGO)로 아시아·아프리카 빈곤 퇴치에 주력하는 BRAC(브락·농촌발전위원회) 회장 샤머런 아베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3명이면 지구촌의 심각한 빈곤을 근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만 책임지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일반적 측면에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자원이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빈곤화 추세를 반전하기 위한 첫 단계로 '백신 접종'을 꼽았다.
산체스-빠라모는 "(대유행이라는) 보건 충격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경제 회복도 어려운 만큼 모든 이들에게 백신이나 적절한 치료가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각국 정부가 경제 회복에 경주하기 위해서는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 부문 등의 활성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각국 정부는 고용이 회복될 때까지 이런 취약 가구를 위한 소득 지원을 중단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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