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무·판매 일자리 줄어…양극화 계속될것"

입력 2021-12-27 12:00
수정 2021-12-27 12:04
"코로나19로 사무·판매 일자리 줄어…양극화 계속될것"

한은 보고서…"침체기에 택배 등 육체노동 일자리 이례적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육체 노동의 비중이 큰 일자리보다 사무 및 판매직 일자리가 크게 줄어드는 등 양극화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의 오삼일 팀장과 송효진 과장, 이종하 조사역은 27일 '코로나19 이후 고용 재조정 및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취업자 수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고용 재조정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판매, 기능원, 조립원 등 중숙련 일자리의 감소 폭은 2014∼2019년 연평균 0.22%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2021년 0.63%로 커졌다. 기업들이 자동화로 대체하기가 비교적 쉽고, 비용 절감의 편익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재택근무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택가능 지수'는 중숙련 일자리의 경우 0.22로 계산돼, 고숙련 일자리(0.62)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앞으로도 자동화 대체, 비대면 생활방식 등이 이어지며 중숙련 일자리는 장기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업의 수요가 줄면서 중숙련 업종 종사자의 임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평균 4.3% 줄어, 고숙련(-2.3%), 저숙련(-3.5%) 종사자보다 더 큰 하락 폭을 보였다고 계산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고숙련 및 저숙련 일자리는 2019년 4분기 대비 각각 0.5%, 3.9% 늘며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저숙련 일자리의 경우 비대면 서비스 확대로 택배원, 배달원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경기 침체기에 저숙련 일자리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저생산성 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며 전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이 향상했다고도 분석했다.

보고서는 "숙박·음식, 도소매 등 저생산성 산업의 고용이 크게 감소했지만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금융보험 등 고생산성 산업의 고용은 증가하거나 이전과 유사했다"면서 "이는 팬데믹 이후 산업간 고용 재조정이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팬데믹 초기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빠르게 회복하며 올 2분기 이후부터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았다고 부연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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