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공들이는 대형마트…80여종 시음 가능한 '보틀벙커'

입력 2021-12-27 08:30
수정 2021-12-27 09:44
와인에 공들이는 대형마트…80여종 시음 가능한 '보틀벙커'

잠실 '제타플렉스' 1층 400평 면적에 위스키·전통주도 갖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롯데마트는 최근 회사의 상징적인 점포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재단장했다.

"롯데마트의 역량을 총동원했다"는 제타플렉스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1층에 들어선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였다.

보틀벙커는 개장 효과와 함께 크리스마스 수요까지 겹치면서 개장 둘째 날인 지난 24일에는 문을 열기도 전에 입장하려는 고객들로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지난 주말 둘러본 보틀벙커는 제타플렉스 1층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1천322㎡(약 400평)의 큰 규모에 1만원대 데일리 와인부터 수천만원대의 초고가 와인까지 구색을 고루 갖춘 모습이었다.

와인 진열도 산지 국가별, 포도 품종별, 로제·스파클링·내추럴 와인 등 스타일에 따른 기본적인 분류는 물론 주제(테마)별로 어울리는 와인을 소개하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했다.

예를 들어 '배달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 '혼자서 영화 보면서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와인' 등을 테마로 와인을 추천해 평소 와인을 잘 접하지 않은 사람들도 적당한 와인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테마별 추천 와인 코너에서 만난 직원은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가 좋아할 주제를 MZ세대 직원이 직접 고른다"고 소개했다.

낯선 와인을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지는 소비자들을 위해 다양한 와인을 조금씩 맛볼 수 있도록 한 '테이스팅 탭'도 눈에 띄는 시도다.



팔찌에 일정한 금액을 충전한 뒤 기계에 대고 누르면 50㎖씩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80여종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으며 한 번 시음하는데 와인 종류에 따라 최저 1천원부터 최고 3만원이 든다.

로제 와인을 시음한 한 소비자는 "와인색은 예뻤지만 일단 마셔보니 생각과는 다른 맛이었다"면서 "다음에 와인을 고르는 데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샤퀴테리(육가공품)와 치즈 등 안주도 함께 판매하며 와인 외에도 위스키, 전통주, 중국·일본술 등도 다양하게 갖췄다.

보틀벙커 관계자는 "최근 일부 위스키가 품귀 현상을 빚자 위스키를 구매하러 일부러 찾아온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부터 와인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W'팀을 만들고 보틀벙커 개설을 준비해왔다.

이처럼 롯데마트가 와인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와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대형마트가 와인의 주요 구매처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와인은 맥주를 제치고 처음으로 주류 수입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이미 8월까지 와인 수입액이 지난해 전체 수입액을 넘어섰다.

과거 전문점이나 백화점 중심이었던 와인 구매처도 최근에는 대형마트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원이 지난 6월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72.8%가 수입 와인 구매 장소로 대형마트를 꼽았다.

보틀벙커 개장을 총괄한 강혜원 롯데마트 상무는 27일 "앞으로 수제맥주까지 판매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면서 "이번 1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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