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보험 전문회사' 도입했지만 6개월간 신청 한 건도 없어
보험연구원 "지급여력·계약자보호 등 요건 완화해야"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보험산업에 신규 사업자 진출을 촉진하고자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를 신설했으나 6개월간 사업 신청이 전무해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됐다.
26일 보험연구원의 정기간행물 'KIRI 리포트'에 실린 '소액단기전문 보험업 활성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가 도입됐으나 6개월이 흐른 현재까지 신청이 한 건도 없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은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규 사업자의 보험업 진입 문턱을 낮춰 시장의 활력을 높이고 보험 상품 선택권을 다양화하려는 의도로 올해 6월 도입됐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의 자본금 요건은 기존 보험사의 30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낮춰졌다. 자본금이 완화되는 대신 연금보험, 간병보험, 자동차보험, 원자력 보험 등 장기 보장이 필요하거나 자본이 많이 필요한 상품은 취급할 수 없다.
보험기간은 1년, 보험금 상한액은 5천만원, 연간 총 수입보험료는 500억원으로 제한됐다. 속칭 '미니보험'이 주요 취급 대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산업의 진입규제 합리화를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발전을 촉진했다'고 자평하면서, 그 사례로 소액단기전문보험업 제도 도입을 꼽았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신청 기업이 없어 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일본에서는 소액단기보험업을 통해 '고독사보험', '왕따 법률비용 보험', '스마트폰 사용자 맞춤 수리 비용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됐으며, 가입부터 보상까지 전 과정을 앱을 통해 제공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상황과 비교할 때 자본금을 제외한 다른 요건이 종합보험회사와 동일해 진입 이후 운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이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간 보험료 규모와 보험종목이 제한돼 있는데도 시가 기준 지급여력제도(K-ICS)를 동일하게 적용해야 해서 시가 방식 부채 평가를 위한 전문인력 채용 등에 큰 비용을 들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액단기보험회사의 진입을 활성화하려면 진입 요건뿐만 아니라, 진입 이후 운영 부담과 국내 환경을 고려하여 지급여력제도, 계약자보호제도 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기간이 1년 이하임을 고려해 K-ICS의 리스크 측정 대상에서 금리 리스크를 제외하고 보험리스크와 운영리스크만 측정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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